[마고녹매] 몽중유람 夢中遊覽
2020. 7. 10. 22:55ㆍma
플레이 타임: 약 9시간
[몽중유람夢中遊覽]
그대여,
그 꿈결을 넘지 마오.
마고x녹매
2020.03.01
*
요 며칠 사이 그대의 군주는 유독 잠이 많아졌습니다.
무어 좋은 꿈이라도 꾸는 걸까요?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를 않는 걸 보면 분명 나쁜 꿈은 아닐 것 같은데….
그렇지만 아무리 일장춘몽을 즐기는 것이라 한들 국정에 무리가 갈 정도라면 자제시키는 것이 맞는 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군주라 하면 밤을 새워 정무를 보는 일도 허다하니 말이어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괜찮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요, 저렇게 새근새근 자고 있는 그대의 군주를 보는 것이 얼마만의 일이던가요.
곧 있으면 겨울이 다가오고 해가 바뀌겠지요.
다시금 할 일들이 많아질 겁니다.
가을 수확이 막 끝난 지금이 여유를 부려도 괜찮을 마지막 순간일지도요.
그리 생각하며 마음속의 걱정을 한 편으로 밀어두던 어느 날,
길가를 지나던 그대에게 문득 들려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은애하는 이의 꿈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마고 는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본다. 반쯤 무의식적으로.
마고:은애?
고개를 돌리면 노파 하나가 그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에 물건이며 쌀알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점집을 겸하는 노점 잡화상 같네요.
일 없다 지나치려 하여도 직전 들었던 단어 하나가 자꾸만 가슴 속을 간질입니다.
은애하는 이의 꿈,
설령 은애와 같은 불경하고 달콤한 감정이 아니더라도 당장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대의 군주가 매일같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그것,
어찌 달콤한 꿈을 꾸는지 자꾸만 병든 닭처럼 꾸벅이며 고개를 숙이던 것이 떠오르지 않았더라면 거짓말일 테지요.
그리 생각에 잠겨 바라보고 있노라면, 노파는 그대에게 다가와 웬 거울 하나를 단단히 쥐여줍니다.
마고 는 노파에게 성큼성큼 다가와선 거울을 받아든다.
“원한다면 그저, 잠든 이의 얼굴을 비추기만 하면 그만이랍니다.”
마고 는 거짓이라 생각하면서도 자연히 떠오르는 한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마고:재미있는 말이군.
그런 귀물이면 무척 값이 나겠지.
거울의 값을 언급하자 노파는 그저 홀홀 웃으며 좌판을 정리해 떠나가 버립니다.
"마땅한 주인을 찾았는데 무슨 걱정이겠습니까..."
마고:?
마고 는 한푼도 잃지 않았지만 사기라도 당한 기분에 가만히 서서 거울을 살펴본다.
마고는 손에 거울이 쥐어진채 의문스래 거울을 살펴봅니다.
특별해보이는 구석은 없지만, 노파의 말 때문인지 아른거리는 잠든 녹매의 얼굴이 아른아른 거려서인지 노파의 말이 조금은 믿고 싶어집니다.
어찌 할까요, 마고.
마고 는 거울의 생김새를 살펴본다. 모양새는 어떠한지, 사용감은 있는지. 너무 여인의 것 같지는 않은지.
적당한 거울 가의 장식은 지나치게 여인의 것 같지 않으면서, 사용감은 다소 남았으나 얼굴을 비추어보는데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마고 는 제 얼굴을 비춰본다.
거울에 잘생긴 도화국의 사내가 보입니다.
마고:...
마고 는 제 얼굴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거울을 소매에 넣어 챙긴다.
마고:재미난 이야기거리 쯤은 되겠지.
그래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요.
미심쩍기야 하지만 정말로 그대 군주의 꿈을 엿볼 수 있다면 차라리 이 답답함이라도 해소될지 모릅니다.
그것이 무어 그리 커다란 불경이 되겠어요.
그대의 군주라면 이 사소한 불경조차도 너그러이 넘겨줄 지도 모릅니다.
마고:좀... 어벙하니까.
정말이지…, 걱정되는 걸요.
어벙한 그대의 군주님...
아무튼 거울을 품 안에 넣고 궁궐로 돌아오면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마고 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발걸음을 재촉해 궁에 도착하곤 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대의 군주는 이르게도 침전으로 든 모양이네요.
요즈음 들어 갈수록 잠자리에 계시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옵니다.
마고:...아직 해도 완전히 지지 않았는데.
마고 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침전으로 들어선다.
마고가 성큼성큼 침전으로 들어서자, 궁인이 다급하게 침전 밖에서 안쪽으로 고하려는듯 입을 엽니다.
“전하. 마고님이 드셨사옵니다.”
마고 는 소매가 늘어진 팔을 들어 궁인을 막는다.
마고:되었다.
마고가 궁인을 막으려 들었지만, 그대가 들어선 침전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3/31/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대를 부르는 녹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에 잔뜩 취한 것처럼 느리고 작은 목소리지만 그의 부름 하나 알아듣지 못할 리 없습니다.
분명 그는, 그대를 부르고 있어요.
마고 는 더 이상 시간을 끌기 싫다는 듯, 침전의 문을 직접 열고 들어선다.
성큼 침전 안으로 들어서면 그대가 가장 먼저 감각하는 것은 코끝으로 닿아오는 향기입니다.
달큰하고, 새콤하고, 어딘가 신경이 쓰이는….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방을 밝히고 있는 등불 쪽에서 향이라도 태우는 듯 희미한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궁의들이 최근 분주하게 만들던 것이 이 향이었던 모양입니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녹매에게 필요할 것이라며 처방을 내려 주었던 것이지요.
마고:효과가 과한거 같은데.
그렇지만 이렇게나 오래 피워둘 필요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도 녹매는 잠이 부족한 것일까요?
그렇게나 오래 잠들어 있었는데 말이에요.
마고 는 등불쪽으로 가서는 향을 확인한다.
침전 안에 풍기는 향의 근거지는 분명히 이곳이군요.
평범해 보이는 향은 손가락 한마디 정도 남았습니다.
마고 는 향을 뽑아선 모래에 끈다.
마고는 향을 뽑아 모래에 뭍어 꺼버립니다.
마고 는 그럼에도 어딘가 불만족스러워 미간을 좁힌채, 녹매에게 다가간다.
녹매는 잔뜩 졸음에 젖어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마고 는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선 그 모습을 살핀다. 인사도 고하지 않고.
녹매 는 인기척에 몸을 뒤척이는가 싶더니 몸을 동글게 말며 이불을 모아 안는다.
마고 는 정리할 것도 없는 짧은 머리를 넘겨준다.
마고:전하. 내가 왔어.
군주는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침전으로 그대를 불러들였건만, 지금은 그가 온줄도 모르고 쉽사리 눈을 뜨지 않네요.
무어 그리 눈꺼풀이 무거운 걸까요.
마고 는 상체를 숙여 그림자를 만든다.
마고:...불렀으면서.
녹매:마고야..
녹매 는 잔뜩 잠에 젖은 목소리로 웅얼거린다.
그 모양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거짓말처럼 충동이 번져듭니다.
도대체 어느 꿈결이 그토록 그대 군주를 붙들고 있는지 말이어요.
그러니 어쩜 당연했을 지도 모릅니다.
마고:,,,무심도 하지.
그런 장난스러운 농담 같은, 아이 장난감 같은 것에라도 빌어 그 안을 엿보고 싶었던 것은….
마고:...
마고 는 저를 보지 않는 그를 보다가 소매에서 거울을 꺼낸다.
마고는 소매에 넣어둔 거울을 꺼냅니다.
마고: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여주려 했는데.
...은애하는 이라며 붙잡힌건 말 하지 못하겠지만.
마고 는 자는 그의 얼굴을 비춘다.
눈 감은 얼굴이 거울 안으로 번져든 순간, 반짝.
거울 표면이 일렁였던가요.
눈꺼풀을 깜박이는 찰나 거짓말처럼 거울 안으로 확연히 다른 것들이 비쳐듭니다.
하나, 둘, 셋….
마고:...
관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떨어져 내리는 것은 단풍잎입니다.
커다란 단풍나무 아래 서 있는 그대 군주의 어깨 위로 팔랑팔랑 이파리들이 흩날리고 쌓여듭니다.
무언가에 시선을 고정한 채 웃고 있는 얼굴은 즐겁고, 행복해 보여요.
그대에게 이런 얼굴을 보여준 적 있던가? 싶을 정도로요.
푸른 하늘 아래 웃고 있는 녹매를 보자니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듭니다.
마고:...
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적어도 가장 가까이서 그를 모시고 있는 그대이리라 자신하고 있었는데 말이어요.
마고 는 침상을 짚고 있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준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여 시선을 옮깁니다.
군주께서 그토록 달갑게 눈길을 주는 이를 향해서요.
그리고 시선이 닿은 그 끝에는…, 어라?
붉은 머리칼,
가을 하늘마냥 새파란 시선이 거기 있습니다.
탄탄히 드러난 목 아래로 온 몸을 빈틈없이 가리는 검고 감이 좋은 옷자락이 늘어집니다.
투박하게 굳은살이 박인 손끝에는 당연하다는 것처럼 길고 늘씬한 검신이 쥐여있습니다….
마고 는 참았던 숨을 탄식처럼 뱉으며 입꼬리를 스물 올린다.
그래요. 이쯤 되면 그대도 알아차렸을 테지요.
이건, 다른 이 아닌 그대 자신입니다.
꿈에 누군가가 나온다는 건 그이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던데.
사가에 떠도는 이야기를 떠올리면,이미 그대 낯에도 조금쯤 웃음이 번져갑니다.
어찌되었건 거울 안의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하늘은 높고 청명하게 빛납니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부드럽게 머리칼을 간질이고 옷자락은 나풀거리며 흩어집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따라, 풍요를 예고하는 황금빛 물결이 논마다 넘실넘실 일렁입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도성의 풍경이 시야에 비쳐들고, 그대의 주군은 선연하게 미소를 띄우고 있어요.
이야말로 한 폭의 그림처럼 완벽하고 이지러짐 없는 세상입니다.
물론 거짓말처럼 완벽한 이 모든 것들은 꿈이기에 가능한 일들이겠지만…, 아무튼 그리 여기며 거울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문득.
느릿하게 거울 안 풍경이 흐려집니다.
이제야 녹매가 깨어날 모양이네요.
관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굴릴 수 있을까요?)
다시 관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흐려지는 풍경 사이로 그대는 발견합니다.
그러니까, 저 안에 서 있는 ‘그대’ 말이어요.
희미하게 호선을 그린 입술은 명확하게 이쪽에 선 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마치 저 건너편에서 이곳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이어요.
잠시만요, 이게 가능한 일이던가요, 착각이겠지요?
마고:...
이성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고 는 금새 불쾌해져선 거울을 침상에 반대로 덮어 놓는다.
마고가 거울을 엎어놓지 직전...'그대'의 눈이 휘어졌던 기분입니다.
녹매:...어찌, 깨우지 않고....
졸음이 잔뜩 묻어 낮게 가라앉은 녹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마고 는 그대로 뺨에 입을 맞춰준다.
마고:두번째로 예뻐 보일땐데 내가 왜?
녹매 는 이불 안에 있던 손을 그에게 내밀다가 뺨에 닿는 입맞춤에 몸을 꼼지락거린다.
녹매 는 그의 말에 입술을 씰룩이다가, 피곤이 잔뜩 뭍은 몸짓으로 침상에서 천천히 일어난다.
마고:환기라도 시켜줄까?
찡그린 낯을 한 채 몇 번 얼굴을 문지르던 녹매가 이윽고 침전의 한 구석을 향해 시선을 둡니다.
녹매:향이...다 타 버렸구나..
마고 는 대답을 듣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소의 창을 양쪽 다 열어버린다. 뒤돌아보며.
직접 향을 꺼트린 마고는 이미 방안에 맴돌던 향이 씻겨나간 것처럼 사라진걸 알고 있습니다.
마고:너무 지독하던데.
녹매는 묘하게 아쉬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꿈결이 그렇게도 좋았던 걸까요.
녹매:그래도.. 궁의들이 나를 위해 특별히 신경써 지어준거라네.
마고:차라리 전처럼 잠을 좀 설치더라도 그런데 의존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전하.
녹매 는 그의 말에 꾸중을 들은 아이처럼 입술이 튀어나온다.
마고:어차피 잠이 오지 않으면 내가 재워줄텐데.
녹매:매일밤을 네게 기댈 수는 없는 노릇 아니더냐.
마고:어째서?
마고 는 그에게 다가가선 다시 침상에 걸터 앉는다.
녹매 는 제 곁에 와서 침상에 걸터앉는 모습을 보고 잠시 눈이 커졌다가, 시선을 피한채 손을 꼼지락거린다.
녹매:너도 쉬어야 할 때도 있지 않나...
마고 는 피한 시선을 굳이 쫓지 않고 그의 옆얼굴을 본다.
마고:어차피 꿈에서도 내가 놀아주는거 같더니.
녹매 는 몸이 덜그럭거릴 정도로 깜짝 놀라서 그를 바라본다.
녹매:...?
마고:내 이름을 부르더니.
녹매:네가 온줄 알았다보지..잠결에도.
녹매 는 그가 제 꿈을 알 리 없다 생각하며 침착하게 잡아뗀다.
마고:거짓말은 언제 배우려나. 다른 나쁜건 잘만 배우는데.
마고 는 손가락을 그의 턱 아래에 두어 위로 당긴다.
녹매:거짓말도 나쁜거 아니느냐, 마고야.
녹매 는 여전히 튀어나온 입으로 그의 손길대로 고개를 올려 그를 본다.
마고:그러게 다른 나쁜건 잘만 배우면서 왜 거짓말만 서툴러.
녹매:내 너에게 거짓말을 제대로 한다면 속상해할거면서, 잘하길 바라느냐.
녹매 는 눈썹을 기울여트린채 볼멘소리를 한다.
마고 는 금방 손을 내린다.
마고:할거야?
녹매:가능한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니 너도 내게 거짓을 고하지 말거라.
마고:가능한 그러지.
마고 는 거짓으로 대답한다.
마고:그래서 꿈에서 내가 어떻게 해줬길래 그렇게 아쉬워하는 걸까. 녹매야.
녹매 는 그럴 리 없는데 제 꿈이라도 다 아는양 말하는 그가 얄미워 손으로 그의 어깨를 짚어 쭉 민다.
녹매:내 그냥 지금도 네게 부탁하면 다 네가 알아서 들어줄텐데, 무엇하러 꿈까지 들어가 그러겠느냐.
마고:전하께서는 거짓이 서툴다 했을텐데.
녹매 는 이제 곧 울거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녹매:아니, 네가 무얼 안다고 내가 자꾸 거짓을 한다 그러는거냐...응, 마고야?
자꾸 잠이 늘었다고 꾸중하는게지?
마고 는 울음 섞인 목소리에도 미소가 짙어진다.
마고:꿈에선 내가 이러지 않았던건가.
녹매:마치 내 꿈을 다 안다는 듯 말하고 있구나.
마고:나랑 답답한 궁을 나서서 도성을 둘러보기라도 했나보지?
녹매 는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려 기억을 더듬는 듯한 표정을 한다.
녹매:그랬었나...
마고:입은 맞췄나?
녹매 는 한 손을 들어올려 제 아랫입술을 건들다가, 느즈막히 그를 돌아보며 귓가를 붉힌다.
녹매:짓궂은 짓 말거라....
마고:궁금해서.
알려주면 안될까 녹매야. 꿈에서 나와 입술을 맞대었는지.
녹매:꿈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데, 오늘따라 요상하게 구네, 마고야..
녹매 는 그가 꿈에 대해 그만 캐묻기를 바라는지 그의 손등에 제 손을 얹어 잡는다.
마고 는 묘하게 표정이 가라앉는다.
마고:그런가.
녹매 는 가라앉아 버리는 그의 표정에 걱정을 비추다 그의 손을 잡은채 몸을 일으킨다.
녹매:조금 걷지 않겠느냐..?
마고:..잠이 다 깨었나보지?
이제 막 일어난 탓인지, 더 이상 향이 나지 않기 때문인지 그대의 주군은 영 다시 잠들 기색이 없어 보입니다.
아주 똘망똘망한 얼굴이어요.
녹매 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마고 는 대답을 미룬다.
녹매 는 그의 곁에 다시 앉아 얼굴을 들여다본다.
녹매:마고야, 나랑 산보 가자구나. 아주 잠깐만, 응?
마고:잠이 오지 않는다면 재워줄 수 있는데.
녹매 는 예상치 못한 그의 답에 입술을 말아문다.
마고:어때?
녹매 는 조금 솔깃해진 듯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잠시 고민한다.
마고 는 기대기 좋게, 저도 신을 벗어선 침상 위로 올라온다.
녹매:...내 그러다...아침에 석강에서 또 졸텐데.
마고:...오래 하고 싶었구나.
마고 는 결국 작게 웃는다.
녹매 는 그의 웃음소리에 민망해하면서도 그에게서 떠나지 않고 손을 잡은 제 손에 조금 힘을 준다.
마고:네가 고뿔에 걸리지 않게 다시 창을 닫아야겠네.
녹매 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창 밖의 어두운 하늘을 본다.
마고 는 저에게 기댄 그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자느라 벌어진 옷깃을 손가락으로 좀 더 벌려본다.
녹매 는 제 옷깃을 더 벌려보이는 그의 손을 내려보았다가, 잡은 손을 놓아 깍지를 끼고 그를 올려본다.
녹매:저녁 산보는...꿈으로 대신해야겠구나.
마고:...
이건 이미 꿈에서 했다 이건가.
녹매 는 그의 말에 또 놀라 급히 도리질하며 울상이 된다.
녹매:왜 자꾸 놀리려고 드느냐, 마고야.. 내가 널 섭섭하게 만들었느냐..? 잠이 많아져서?
마고 는 반사적으로 부정하려다가 스스로가 웃겨져 고개를 끄덕인다.
마고:섭섭하네.
녹매:줄여볼게, 마고야...
마고:...말은 잘 하지.
마고 는 그러면서도 그에게서 몸을 때고 일어선다.
녹매 는 그를 따라 일어서면서도 그의 기분을 신경쓰는지 얼굴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다.
마고 는 일어서는 그의 발을 잡아 부드러운 가죽신을 신긴다. 실외용치고도 아주 얇고 부드러운 것으로. 너무 부드럽고 얇아 몇번 신지 못하고 버려야 하겠지만 그것은 제 앞의 인간에게 당연한 사치였다.
녹매 는 제게 가죽신을 신기는 동안 당연한 듯 한손으로 그의 어깨를 짚은채 가죽신 안으로 제 발을 밀어넣는다.
마고 는 품이 한참 남는 겉옷도 걸쳐주고서야 제 칼을 챙겨 들었다. 그러는 김에 거울도.
녹매 는 제게 둘러준 겉옷을 괜시리 더 여미면서 칼과 무언가를 챙기는 그의 앞에 서서 구경한다.
마고:그럼 가볼까.
마고 는 침소의 문 밖까지는 그의 어깨에 제 팔을 감싸고 걸음을 옮겼다. 이후부터는 아쉬운 듯 놓았지만.
녹매 는 한참 걱정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그와 침소를 나갈 즈음부턴 싱글벙글한 표정이 된다.
*
밤의 궁궐은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습니다.
도화의 수도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궐은, 지극히 지엄한지라 쉬이 발을 들여놓을 수조차 없도록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부터 대번 눈에 들어올 텝니다.
늘어선 전각들을 밝히는 등불들이 흔들리며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궁인들이 길게 쥐어 잡은 손잡이 끝에서는 청사초롱이 바람에 한들한들 그 흔적을 남기겠지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타박이는 소리가 나고, 숨결만이 두 사람 사이에 맴돕니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괜찮을 겁니다.
감히 그대와 녹매를 막을 이가 이 궁궐 안에 얼마나 있겠어요.
마고:졸리지 않은거라면 연못에 갔다가 후원을 돌아볼까. 녹ㅁ... 전하.
녹매 는 그가 침소를 나서며 호칭을 바꾸는 것을 재미있어하며, 그가 난감해할만큼 붙어 걷는다.
녹매:네 어렵게 허락해준 밤 산보인데 네가 원하는 곳부터 둘러보고 싶구나.
마고 는 붙어 걷는 그를 내려다보다 포기하곤 앞을 본다.
마고:연못에 네가 좋아하는 잉어들도 잠들었겠지만.
마고 는 연못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녹매:잉어들은 향도 못 쓸텐데, 하루도 어찌 빠짐없이 그리 잠을 잘 잘까.
마고와 녹매는 내전 뒤쪽에 놓인 연목으로 향합니다.
마고:서로 재워주는거겠지.
연못이라기에는 크고, 호수라기에는 작습니다.
궁의 한 부분을 널찍하게 차지하고 있는 못은 도성의 강에서 그 물을 끌어와 매일같이 깨끗한 물이 고여 있습니다.
못의 입구에는 희고 판판한 돌들이 여럿 놓여 있어 징검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걸음걸음 따라 걷노라면 어느 새 물 한 중간에 있는 정자의 앞에 서게 됩니다.
녹매:그럼 제일 마지막에 다른 잉어를 재워주던 녀석은?
마고:저가 재운 잉어를 보면 저절로 잠이 올걸?
녹매:자네도 나를 재우고 나면 저절로 잠이 오느냐?
마고:...들켰네.
마고 는 정자로 그를 이끈다.
너럭바위 위로 높게 솟은 목재 기둥이 널찍한 정자를 지탱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섬세한 채색의 단청이 눈에 띄는 건물로, 계단을 올라 정자의 위로 향할 수 있습니다.
녹매 는 징검다리를 건너며 잉어들이 잠들었을 연못의 잔잔한 수면을 바라본다.
마고 는 그가 떨어질까, 한쪽 팔을 잡는다.
녹매 는 그가 제 팔을 단단히 잡아줄거라 생각하며 장난스래 연못 쪽으로 몸도 기울였다 돌아온다.
녹매:연못이 깊을까, 마고야?
마고:정자 위로 올라가면 궁인들이 우릴 못 보겠지.
마고 는 그런 그의 귓가에 나즈막히 속삭인다.
마고:시험해보고 싶으면 그때 할까?
녹매 는 그의 속삭임에 간질함을 느끼고 어깨를 움츠리며 작게 웃었다가, 뒤늦게 점잖을 떠는 척 헛기침을 하고 바로 선다.
녹매:그냥 내 좀더 조심을 하면 되는거지..
마고:지당하십니다.
마고 는 그의 어깨를 잡고 계단을 올라간다.
녹매 는 제 말을 지키는 듯 조심조심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서 그를 올려본다.
녹매:나는 태어나 제대로 된 수영을 배운 적이 한번 없다, 마고야.
그래도 너랑 있으면 물이 무섭지 않구나.
마고:앞으로도 수영을 할 일이 없을테고.
뱃놀이 갈때마다 날 두고 가지 않는 다는 의미로 알아 들으면 될까.
녹매:네가 뱃놀이에 따라올 때마다 관원들이 아첨하는 것을 같이 듣는게 지겨워 따라오지 않겠다 할까봐 늘 겁을 내고 있는 중이라 먼저 단단히 일러두는 것이다.
마고 는 그의 손을 당겨 한번에 올린다.
마고:아첨이라면 내가 제일이라.
녹매 는 그가 당기는대로 윗층으로 오르고, 난간에 옆으로 기대어서 그를 본다.
녹매:왜인지 네가 하는 말은 아첨으로 들리지 않아서.
마고:진심이라 그런거겠지.
마고 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곤, 비로소 그를 뒤에서 품듯 안는다.
녹매:그런 차이구나...
녹매 는 그의 품에 기대어 정자 밖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답한다.
앞으로는 내성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복사나무 가득한 언덕이 펼쳐집니다.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것은 분명 다른 느낌이지요.
그리 여기며 시선을 두는데, 문득 녹매의 말이 들려옵니다.
녹매:뱃놀이가 아니라 유람이면 더 좋겠지만...
마고:...유람?
유람? 그대 고개가 갸웃 기울어졌습니다.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녹매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기억이 있었던가, 싶기도 해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녹매는 왕위에 오른 이후로 도화국의 수도 밖을 벗어난 일이 거의 없었으니 말이어요.
그리 장난처럼 이야기하고 나서도 그대의 주군은, 결국 시선을 떼지 아니하고 한참 눈앞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 얼굴은 어딘가 진중하고 잔뜩 무거워 보여요.
바람이 몇 번이나 옷자락을 스치고 지나쳤을 무렵에서야 그가 그대를 돌아봅니다.
녹매:밤의 정자 바람이 꽤 시리구나.
조금 더 걸어보자구나, 마고야.
마고:나중에...
나중에 함께 가자.
마고 는 그를 앞으로 한번 더 안았다가 놓아준다.
녹매 는 그의 대답에 눈을 접어 미소를 짓는다.
녹매:그것도 진심일테니 내가 들어서 기쁜 소리인거겠지.
마고 는 다시 아무것도 잡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마고:진심이야.
녹매 는 찬찬히 다시 걸음을 옮긴다.
마고:추우면 후원은 가지말까?
녹매:그만큼 다른 이도 없겠지만...고뿔에 들면 곤란하겠지.
마고:...방에 하루종일 있어야 할걸
녹매 는 그 이야기를 듣고선 정말 곤란하다는 표정을 한다.
녹매:싫어....
마고 는 잠시 고개를 기울인다.
마고:나와 하루종일 붙어 있는게 싫단거군.
그래 그럴만도 하지.
녹매:그런 이유인게 아닌거 알지 않느냐..
녹매 는 팔로 그의 몸을 툭 친다.
마고:모르겠는데.
마고 는 그러며 수라간으로 걸음을 옮긴다.
녹매:네가 한참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며 이불에 둘둘 말아놓을 거 아니느냐.
둘이 붙어있을라 치면 꼬박꼬박 내의원은 들이닥치고...
난 그런게 싫은거다.
마고:글쎄.
녹매 는 종종걸음을 하며 바쁘게 변명한다.
마고 는 모른채한다.
마고:다르게 따뜻하게 할 수도 있겠지.
마고 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그를 놀리듯.
마고와 녹매는 수라간으로 향합니다.
허기질 법도 합니다.
방금에서야 겨우 눈을 뜬 그대 주군이나, 혹은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일들을 겪었던 그대가 말이지요.
그러니 수라간을 찾아드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겁니다.
마고:날도 차니 뭔가 차라도 내어오라 하자.
녹매 는 그가 놀리는 소린지 모르고 그의 말을 한참 진중하게 속으로 생각해보다, 뒤늦게 그의 말소리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마고:(수라간은 훈훈한가요?_
매 끼니마다 분주하게 12첩 그득한 반상을 뚝딱 만들어내는 수라간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지금 당장 먹을 것을 챙기기에는 조금 무리일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수라간인지라 훈훈합니다.
어디 한번 구석구석 둘러볼까요?
마고 는 훈기가 느껴지는 쪽으로 발걸음을 이끈다.
행운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80/40/16 |
굴림: | 3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녹매 는 신나서 수라간 안을 둘러본다.
아궁이에 넣을 장작을 든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아기 궁인만 눈에 들어오네요.
마고:불은 꺼지면 안돼지.
마고 는 아기 나인에게 다가간다.
많아야 열하나, 그도 아니라면 열 살은 넘겼을까 싶은 앳된 아이입니다.
이런 늦은 밤까지 어쩌다 남아 있게 된 걸까요?
잔뜩 졸음 담긴 얼굴이 아래로 커다란 호선을 그리며 떨어집니다.
한 번…, 두 번…, 세….
아기 궁인:에그머니나!
마고 는 어깨를 잡고 바로 세운다.
마고:불을 앞에 두고 졸면 큰일이지.
어이쿠, 딱 걸렸네요.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아기 궁인이 몇 번 눈을 깜박이는가 싶더니, 이내 귓가에서부터 새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뒤늦게 커다란 마고 뒤에 서있는 녹매를 보곤 더 놀라 몸을 푹 숙인다.
아기 궁인:에그머니나, 전하?!
송구하옵니다, 전하! 소인이 부족하여 그만...
마고 는 녹매를 향해 말리라는 듯 눈짓한다.
녹매:되었다...
녹매 는 덩달아 당황하다가 마고의 눈짓을 보고서야 궁인을 말린다.
아기 궁인의 난리에 다른 궁인들은 분주해집니다.
아기 궁인 는 녹매의 손짓에 그제서야 바닥에 이마를 박을만큼 숙여대는 것을 그만두고, 그제서야 게눈으로 둘을 신기하게 본다.
녹매:가을이..좀 잠이 쏙아지는 계절이긴 하지.
녹매 는 괜히 찔려 쓸데없는 소리를 덧붙인다.
마고 는 고개를 기울인다.
마고:잠좀 깰겸, 차나 숭늉이라도 내오거라.
아기 궁인의 눈길이 분주한걸 눈치채고 다른 궁인이 와서 옆구리를 꼬집고는, 뒤에서 순식간에 준비한 숭늉과 유과를 내옵니다.
마고 는 헐거워 보이는 탁자와 의자에 앉았다가, 무의식적으로 하나를 집어 녹매의 입에 가져다 대어준다.
녹매 도 유과에 눈이 팔려, 궁인들이 있는 것을 까먹고 숭늉 그릇을 든채 입 앞에 온 유과를 받아먹는다.
게눈으로 둘을 보던 아기 궁인이 또 작게 놀라며 수라간 구석으로 도망갑니다.
마고 는 그가 한입 베어문것을 제 입에 넣는다.
녹매:야참은 왜 항상 맛있을까?
녹매 는 유과를 오물거리며 말한다.
마고:글쎄.
녹매:한창 일찍 밤에 잠들어 이 맛을 잊을뻔 했구나.
마고:위가 비어서 그런가보지.
녹매 는 한창 말랑해진 얼굴로 숭늉을 호호 불어 조심스래 마신다.
녹매:내의원들이 잦은 야참을 피해야 밤잠이 깊어진다 이르던데, 이렇게 몸이 편한데 정말 나쁜게 맞느냐...
마고:적어도 향보단 좋을거 같은데.
숭늉 정도는 괜찮을거 같고.
녹매:너도 은근히 의원들을 속을 섞이게 만드는 사람인가보구나.
마고:보약이다 뭐다 다 챙겨 지어먹이는데도 힘을 못쓰니 그렇지
녹매 는 그 말에 빈 숭늉 그릇을 내려놓고 제 아랫배를 짚는다.
녹매:보약도 아니었으면 앓아 누웠을 수도 있었을텐데...
마고 는 그의 뺨을 잡아본다.
마고:속상한 소리는 하지 말고.
녹매:으브..
마고:유람을 하자며.
녹매 는 잠시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가, 유과를 들어 제 입에 넣고 침묵한다.
마고 는 턱을 괴고 그 모습을 바라본다.
마고:같이 가자고 내가 말했지.
녹매 는 눈을 끔뻑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마고:...
녹매 는 입에 있는 유과를 꿀꺽 삼키고, 한숨을 쉰다.
마고 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웃는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녹매 는 그와 눈이 마주치고 눈이 커졌다가, 남은 유과 하나를 들어 그의 입 앞에 가져다댄다.
녹매:얼른 먹고 가자, 마고야.
마고 는 곧장 받아먹은 후에 그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놓아준다.
녹매 는 물린 손가락을 가져와 제 입에 물었다 놓는다.
녹매:너 때문에 야참에 고기도 내와라 해야하겠구나, 손가락까지 먹으려드는걸 보니.
마고:...
말 조심 해야하는게 어렵네. 너무 네 침실에서 뒹굴었어.
마고 는 검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다.
녹매:...?
녹매 는 그가 조심해야 할 말이 무어일지 짐작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하며 따라 일어선다.
마고:배도 채웠으니 혼나러 갈까.
마고 는 다시 고개를 내려 그의 귓가에 속삭인다.
마고:녹매야.
녹매 는 속으로 혼날 일이 무엇이 있는지 골똘히 생각하느라, 귓가에 떨어지는 음색에 흠칫 놀란다.
녹매:으응..?
마고:의원으로 가자.
녹매:혼나는건 미뤄도 되지 않을까.
입가에 기름지만 보여도 귀가 따가울게 선한데.
녹매 는 싫은 표정을 하지만 내의원 방향으로 몸을 튼다.
마고 는 그와 함께 보폭을 맞췄다.
녹매 는 배가 찬 덕인지 훈기를 느끼며 다시 그에게 붙어선다.
마고:...
마고 는 초롱을 든채 따르는 궁인들의 눈치를 본다.
마고는 궁인들의 눈치를 보며 내의원으로 향합니다.
어의부터 말단의 잡일꾼까지, 궁 안 인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원들이 상주하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들어갈 수 없겠네요.
단단히 빗장이 걸려 잠겨 있습니다.
안쪽에 있는 귀중한 약재들이나 도구들을 누군가 슬쩍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말이에요.
마고:아쉽네 녹매야.
녹매 는 빗장이 걸린 내의원을 보고 안도하다 그의 말에 눈썹을 들어올린다.
녹매:아쉽기는..
벌써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잠을 중하게 생각하라 하였으니, 저들도 자기 잠을 중하게 여기는구나.
아주 신빙성이 있군.
마고 는 고개를 틀었다.
마고:저는 전하께서 잠드실때도 눈을 부치기 힘들다는걸 잊으시고 하는 듯 합니다.
호위니까요.
녹매 는 그 말에 귀를 가까이 하라는 듯 손짓을 하고 귓속말을 한다.
녹매:알고 있어 내가 너를 가장 가까이두고 아끼지 않느냐..
마고:...네가 잠이 줄면 내가 제일 고생일걸.
녹매:방금 전엔 잠을 줄이라 해놓고는, 좀처럼 내 마음을 편하게 놔두질 않는구나.
녹매 는 혼잣말처럼 투덜거린다.
마고:그럼에도 라는 의미지.
전하 곁에 있는걸 좋아하는 충실한 신하여서.
녹매:들으면 네가 웃을게 뻔하지만, 내 너를 너무 혹사시켜 네가 먼저 쓰러질까 걱정하기도 한다.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지금이야 안심이지만, 의원을 찾아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대는 생각합니다.
녹매의 침전 안에서 풍겨 나오던 달큰하던 향기, 그 향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던 녹매…, 생각이 닿을수록 어째서인지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불안인지 꺼림칙함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무엇인가가 자꾸만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어요.
어쨌거나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지요.
만들어진 것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만든 이에게 가서 물어보면 될 일입니다.
아무래도 날이 밝으면 의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고:...웃지 않아.
좋아서 웃는다면 모르겠지만 말이야.
녹매:그렇다면 다행이고.
마고 는 다시 표정이 차분해져선 그의 옷을 여며준다.
녹매:네 옷도 여미고, 고뿔 조심하거라...
마고 는 다른 이보다 뜨뜻한 손바닥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놓아주곤 다시 웃었다.
마고:망극하옵니다.
녹매 는 그의 체온이 남은 제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며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마고:아직도 더 걷고 싶어?
녹매:...바로 누우면 안되니 조금만 더..?
마고 는 핑계라 생각하면서도 걸음을 옮겼다.
녹매 는 뻔한 핑계를 받아주는걸 보고 입술을 말아물며 같이 걸어간다.
마고와 녹매는 걸음을 이어가며 궐내각사로 향합니다.
궐 안에 존재하는 관청들의 사무실입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일에 지나치게 열심인 이들이 간간히 있는지, 등불이 켜진 곳이 몇 군데 보입니다.
방해하면 곤란할 것 같군요.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겨 보는 게 좋겠어요.
마고:이렇게 노는게 들키는건 좀.
아버님도 계시려나.
녹매 는 아직 등불이 켜진 각사를 보며 가슴이 훈훈해지는 걸 느끼다, 그의 말에 소매로 제 입앞을 가린다.
마고:외전으로 갈까.
녹매 는 고개만 주억거린다.
마고와 녹매는 발소리를 죽인채 외전으로 향합니다.
평소 녹매가 업무를 보고 관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볼 것이 없겠어요.
녹매 는 외전에 도달하니 괜히 업무를 보는 기분이 나서 표정이 묘해진다.
마고 는 내전보다는 좀 더 손님맞이에 용이한 외전의 웅장함에 새삼스럽게 고개를 들어 본다. 저가 이곳에서 정사를 논할 일이 없겠지.
녹매 는 마고 옆에서 외전보다 고개를 들어 살펴보는 그의 표정을 구경하고 있는다.
녹매: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있느냐?
마고:별거 아니야.
녹매:별거 아니어도 말해보거라, 내 궁금하니.
녹매 는 그의 팔 옷깃을 궁인들이 보지 않게 살짝만 당긴다.
마고 는 그의 이러한 친근감어린 행동에 잠시 침묵했다가 웃는다.
마고:네 눈에 띄지 않았더라면 나는 변방에 근무하며 가끔 외전에 찾았겠지 싶어서. 네게 부월을 받는것이 목표였을까.
녹매 는 그가 하는 말이 평소답지 못하다 느끼며, 가슴 속이 간질여 뒷짐을 진채 눈을 도르륵 한번 굴린다.
녹매:그런채로 네가 가끔 외전을 찾았어도, 금방 내 눈에 들었을게다.
그랬을테지...
녹매 는 말하곤 머쓱한지 조금 헛기침을 한다.
마고 는 미묘한 그의 말에 미련을 버리려는 듯 어깨를 으쓱한다.
마고:영광이야.
녹매:...지금의 나를 보아선 그대가 내 곁에 없었다면 얼마나 엉망이었을지 가늠도 안되어 상상조차 어렵지만.
녹매 는 코로 짧은 한숨을 쉬며 괜히 아무 곳으로 발걸음을 자박자박 소리를 내며 옮긴다.
마고 는 생각이 깊어졌는지 느릿하게 그 뒤를 따른다.
녹매 는 어쩐지 말소리도 줄고, 발걸음이 느려진거 같은 그를 흘끔흘끔 곁눈질 한다.
녹매:그래서 지금의 네 목표는 무엇이냐.
마고:비밀이야.
녹매 는 입술을 한번 비죽이다가, 아예 앞을 바라보며, 반대편의 궐내각사를 지나쳐간다.
마고 는 그가 졸린 기색이 없는지 살핀다.
녹매가 궐내각사를 조용히 지나쳐 향한 곳은 궁인들의 주거 공간입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자고 있는 건지 새근거리는 숨소리들만이 새어나오는데, 그대의 군주는 아직도 졸려보이는 기색이 없군요.
마고 는 곤란한 표정을 지어본다.
마고:역시 몸이 덜 고되어서...
녹매:음..?
마고:몸이 덜 고되니 잠이 안오는거지.
녹매 는 그 말에 제 시린 코끝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잠깐 웃었다.
마고:아니면
머리라도 좀 쓰게 할까.
마고 는 앞서서 서고쪽으로 걸어간다.
마고는 녹매가 머릿속이라도 고되길 바라는지 서고로 향합니다.
도화(桃華)의 역사를 엄정히 기록한 실록부터 민중들의 그렇고 그런 온갖 잡학까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공간입니다.
소장하고 있는 도서의 양이 방대하고 분야가 다양하여 한 사람이 평생을 다 바치더라도 전부 읽지 못할 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곳입니다.
다만...
마고의 계획과 달리 지금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서고를 관리하는 관리인이 있을 시간에 다시 오도록 합시다.
...
마고:(평소에 얼마나 안 찾았으면 이라는 눈으로 저의 주군을 본다)
그대가 군주를 재우기 위한 노력을 모르는 하늘은 무심하게도 동쪽 하늘이 부옇게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어라,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던가요.
이렇게까지 산책에 진심일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보다도 날이 밝았으니 아마 궁인들이 그대의 주군을 찾을 텝니다.
저 멀리, 묘시(새벽 5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습니다.
마고:이제 침소로 들지 않으면 정말로
녹매:이크...
마고:뒷목을 내려칠겁니다.
녹매 는 울상으로 마고를 바라보며 어깨를 움츠리고 내전을 가리킨다.
녹매:알았다, 알았어...
더 부산해지기 전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테니, 어서 돌아가자..
마고 는 내전이 가까워지자 좀 더 몸을 붙였다. 거리낌이 줄었을까.
녹매 는 가까운 그의 몸에 평온함을 느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전으로 향한다.
-
그 날 그대의 아침은 평범합니다.
주군과 함께 밤을 하얗게 넘긴 탓에 눈앞이 가물거리는 것을 붙들어 놓기가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요.
이 정도는 매일같이 밤을 새우던 시절에 비하면 그다지 무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대의 주군은, 녹매는 전혀 다른 것 같네요.
외전(外殿)의 정전(政殿)에서 이루어진 회의에서부터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기색이 얼굴에 역력합니다.
끊임없이 눈가를 문지르거나, 꾸벅이는 것을 억지로 참아보거나, 팔등이며 손등을 꾹꾹 눌러 어떻게든 졸음을 쫓아내려 드는 모습들 뿐이어요.
결국 오전 정무 회의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유야무야 넘어갑니다.
마고:...
마고 는 침음성을 삼킨다.
회의를 파하고 나면 녹매는 아무 말 없이 내전으로 들어가 버리고, 관료들은 마치 썰물처럼 정전을 빠져나갑니다.
시립한 채 그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문득….
듣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3/31/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마고 는 녹매에게 정신이 팔려 제대로 듣지 못한다.
마고:(다시 굴릴 수 있을까요.)
다시 듣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3/31/12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정전을 빠져나가는 웅성거림들 가운데 유독 귓가에 들려오는 대화가 있습니다.
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려보면, 공처가로 유명한 병부 시랑과 애처가로 유명한 이부 시랑이네요….
그렇지만 이런, 주변의 웅성거림과 머릿속을 가득 채운 군주에 대한 생각 탓에 제대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그… ……께서 꼭 ‘그것’ 같지 ……?”
“엥, ……이라니?”
“그, 어제 ……에 내가 모처럼 들렸는데 말야, ……의 청이가 ….”
”기루? 기루우? 자네 지금 집에 여우같은 …와 …같은 아이들을 두고 …같은 곳엘 갔는가? … 처는 이것을 알고 있고?“
”……… 아니 지금 그게 …한 게 …… 않나. 거참 자네는 별 것도 아닌 것을 …… 것처럼 말하는 ……이 있단 말야.”
병부시랑의 마지막 한 마디에 이부시랑의 목소리가 대번 커집니다. 이쪽까지도 명확하게 들릴 정도예요.
“에이잉, 그리 중요하지 않으면 내 지금 당장 곧! 바로! 그대 처에게 연통을 넣어 알려도 괜찮겠구만?”
“아아아니, 잠깐만. 자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겠는가? 우리 사이에 의리가 몇 년이지 않은가, 잠시만, 자네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 설마 정말 내 사가로 향하겠다는… 이보게!”
마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거침없이 정전 밖으로 나서는 이부 시랑을 따라서 병부 시랑이 급하게 달려나갑니다.
아무래도 오늘 반촌에 한바탕 피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쨌거나 들었던 이야기들 가운데 신경 쓰이는 것이 있습니다.
기루의 청이가 얼마 전부터, 미처 끝을 맺지 못한 말이지만 뜻을 알아차리는 데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대의 주군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확연히 녹매의 상태는, 그저 피곤한 것이라기에는 위화감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면, 어디라도 다녀와 보는 것이 좋겠지요.
마고 는 궁을 나서서 기루로 향한다. 녹매가 싫어하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널따란 궁궐의 한쪽, 자리한 옆문을 슬쩍 빠져나오면 두 사람이 지나가기 적당한 돌담길이 있습니다.
걸음을 옮겨 복사나무 사이사이를 지나다보면, 많은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저잣거리에 이어 이내 기루의 정경이 그대 눈앞에 드러납니다.
마고 는 익숙히 기루의 정문으로 향한다. 낮에 오는건 처음인가.
마고의 기억대로라면 밤이 되면 수많은 불빛들이 빛나고 웃음소리 만개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햇살이 밝은 지금은 허하게 비어 있거나 문이 단단히 걸어 잠겨 있기 마련인데…, 어라.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허둥거리는 소리와 함께 웅성대는 사람들이 기루의 앞쪽에 몰려 있고 경비들이 잔뜩 피곤한 얼굴로 그들을 막고 있습니다.
마고:?
아무래도 무슨 일인지 알아보는 것이 좋겠네요.
마고:(경비들은 아는 얼굴일까?)
마고가 기루에 자주 드나들었다면, 아는 얼굴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마고 는 사람을 해치고 경비에게 다가간다.
경비들은 불친절하고 피곤해보이지만, 게중 마고의 신분을 아는 경비 하나가 튀어와 공손히 인사합니다.
경비:아이고, 이 시간에 어찌 이곳을...
마고:흉흉한 소문이 돌길래.
그나저나 사람들은 왜 이리 몰린건가.
경비 는 뒷머리를 긁적인다.
경비:그게...어젯밤 여서 일하는 청이라는 기녀가 갑자기 쓰러져 잠들었다지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그게..
경비 는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게 신경 쓰이는지 사람이 몰린 곳을 슬금슬금 벗어난다.
마고:그게?
경비 는 몸을 숙이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는양 목소리를 작게한다.
경비: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거 같은디, 그 아가 깨워도 깨워도 도무지 일어나질 않는다는 겁니다..
마고:의원을 불렀어야지.
경비:불렀죠, 아무렴요! 조금 있다 나오시길 할 터인데..
그보다 더한건 말입니다-
경비 는 잠시 목을 꿀꺽 하더니 손바닥에 제 손날을 내려치며 말한다.
마고:?
경비:그 아가 말이 없어 찾으러 방에 들어간 사람들이 그냥 파악~ 방문이 열리자마자 꼬꾸라져 잠들었다 아닙니까.
마고:...
그래서 그것이 신기하다고
사람이 몰린건가?
경비:말도 말세유~ 그 뿐이면 좋겠냐만, 안사람 몰래 나온 손님들도 왔다가 방문 앞 놀러가서 같이 꼬꾸라졌으니 밤사이 안 돌아온 사람 찾으러 온 것도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경비 는 심각한 와중에 그들도 딱하다 느끼며 도리질을 한다.
마고:(꼴좋다 느끼며) 하. 내가 아는 이가 없기를 바래야겠군.
경비:일어나기라도 허면 다행이겠지유. 어쩐지 청이 고 아는 꼭 깨어나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요.
경비 는 말을 다 마치곤, 또 그가 제게 몇 푼 주지 않을까 하는 눈으로 기웃댄다.
마고 는 소매에서 은화 반전을 꺼내 던지듯 건낸다.
경비 는 노련하게 그가 던진 은화 반전을 낚아채곤 침을 뱉어 은전을 닦아내다가, 안에서 실례했다는 말과 함께 걸어나오는 노인에게 달려갑니다.
수염 지긋한 노인은 아무래도 의원인 것 같네요.
끊임없이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네요.
달려간 경비는 조금 화가 나보이는 의원에게 허리를 계속 숙여가며 마고가 있는 쪽으로 향하게 합니다.
마고:청이는 좀 어떠한가.
마고 는 의원을 보고서도 하대를 한다.
의원 는 마고를 알아보지 못하고 의뭉스래 보다가, 옆에서 경비가 하는 귓속말을 듣곤 태도가 공손해진다.
의원:..그 아는, 뭐..딱하게 되었습니다. 딱 보아하니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것 입니다.
아니, 어쩌면 깨어나지 않기를 택한지도 모르겄지유.
마고:...단순히 잠을 오래 자는것 아닌가.
의원 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잠시 고민하다가 그를 본다.
의원:수면향을 아십니까?
마고:...주변에도 사용하는 이가 있지.
의원:본디 수면향이란게 잠이 얕은 사람에게 조금씩 처방되는 것인디,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이들이 구해서 쓰다보면 중독이 되고 마는 겁니다.
어디서 이리 독한 것을 구했는지 모를 노릇인디...
마고:중독이라 하였느냐.
의원:제가 알기도 어려울만큼 사특한 기운이 있습니다, 예. 중독입니다.
한때 이것이 빈민굴에 알음알음 돌아서 문제가 되었던 때가 있었지요.
고것이...하도 소문이 나서 이름도 붙었는데...
의원 는 까마득한 것을 기억해내느라 눈을 꾹 감고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두들긴다.
마고:그 향은 어떠한가. 달고...
의원:향 자체가 무척 달고 끈적하다 들었긴 하였습니다.
마고:시큼도 한가?
의원:아, 그래, '사몽화향'이라 하였던거 같습니다.
시큼...까진 모르겠군요.
마고:기녀가 쓰고 남은 것이 있지 않느냐.
의원:전부 써버린 겁니다, 그 기녀는.
편히 생을 끝내고 싶었던게지요.
덕분에 문을 열었던 이들도 그 화를 당했지만, 아마 깊은 잠 뒤에 일어날 것입니다.
마고 는 혀를 찬다.
마고:만약...
향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일은 없었겠지. 그러지 않느냐?
중간에라도 그만두었다면 말이다.
의원:그들에겐 현실보다 꿈 속이 달콤해 그러한 것인데, 중간에 그만두길 바라였겠습니까..
의원 는 혀를 쯧쯧 찬다.
마고:...
마고 는 눈을 감고 침음한다.
마고:그럼 꿈보다 더 달콤한 현실을 주면 되지 않겠느냐.
의원:보통은 그런게 녹록치 않으니, 쉬운 길을 택했다 생각합니다.
딱한 일이지요...
마고:...
의원 는 잠시 하늘을 보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길 채비를 한다.
마고:자네의 이름을 묻고 싶네만.
의원:'정희'라 합니다. 저 건너건너에 있는 의원에 있으니, 행여 나으리 아는 분이 화를 당하셨으면 일어나 찾아보라 하십시오.
저는 미리가서 기를 채워줄 약이나 달려놓고 있겠나이다.
마고:...
내 기억하도록 하지.
의원 는 고개를 한번 꾸벅이곤 바삐 걸음을 옮겨 제 갈길을 간다.
곰곰 들었던 말을 돌이켜 보면…,
수면향처럼 피우면 금세 효과를 나타내는, 그 말이 가리킬 법한 것을 그대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내의원의 이들이 직접 지어주었다던, 침전에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자극하던 그 향 말이어요.
그렇다면 내의원이 이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슬금슬금 마음속을 간지럽힙니다.
그러나 생각의 끝자락에는 미묘한 의문이 함께 남습니다.
만약 침전에 피워져 있던 것이 정말로 사몽화향이었다면, 그대 자신도 그 자리에서 기절했어야 맞는 일이니까요.
그렇다면 그대가 침전에 있었을 때 녹매가 피우고 있었던 것은 사몽화향은 아니었던 걸까요
마고 는 궁으로 발걸음을 돌리다가, 문득 생각난 듯 기생에게 줄 온갖 치개걸이를 파는 곳으로 간다.
마고는 궁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다, 무언가 생각난 듯 치개걸이를 파는 곳으로 향합니다.
마고:국화를 한아름 주시고...
사내가 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루 가까이서 장사를 연 장사꾼은 아직은 장사 때가 아니라 늘어지게 하품을 하다, 기품이 넘치는 때아닌 손님의 등장에 후다닥 일어나 그가 말하는 물건들을 챙겨들어보입니다.
마고:향낭이나 풍잠...
동곳은 옥으로만 만든 것이 아니라 호박 따위로 좀 화려하게 한것이 좋겠고.
"어르신께서 쓰신다면.. 이런 풍잠은 어떠하십니까?"
마고:내가 아니라 이제 약관을 넘은 아는 동생이 쓸거라네.
장사꾼은 호랑이 무늬와 같은 호박으로 된 풍잠을 가리키다가, 동생이 쓸거란 말에 다시 고민한다.
마고:갓끈도 구슬로 만든 화려한것으로. 하지 않아도 손으로 가지고 놀기 좋은거 말인가.
귀여운 것도 화려한 것도 모두 좋아하는... 분이시지.
장사꾼은 동생이라 하였던 그가 다시 존칭을 쓰는 것에 고개를 갸웃하지만, 그의 바람에 맞춰 한창 기루에 드나들기를 즐기는 한량 사이에 한창 인기가 많은 화려한 풍잠과 구슬로 이어진 갓끈을 꺼내어보인다.
마고:전부 주시게.
국화도 가시나 잎 없이 잘 손질해서 종이로 잘 싸매고.
장사꾼은 대낮의 횡재라 여기며 굽신굽신 물건들을 고운 천에 감싸고, 국화를 가다듬어 그다에게 건넵니다.
마고 는 양팔 가득 물건을 들고 바삐 궁으로 간다.
마고는 값을 치르곤 한아름 가득해진 팔안과 함께 궁으로 향합니다.
-
궁으로 돌아온 마고는 어디로 향하나요?
마고 는 내전으로 곧장 걸어간다.
그대가 바삐 침전으로 들어서면 다행인지 더 이상 달큰한 그 향기는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침전으로 들어선 그대를 찾는 목소리 대신, 고요한 침묵 사이로 색색거리는 숨소리만이 간헐적으로 번져듭니다.
마고 는 침상으로 다가간다.
침상 위의 그대의 군주는 인기척에도 눈을 뜨지 않고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마고 는 선물을 그의 머리맡에 두곤 뺨을 짚어본다.
마고:녹매야.
그대는 품안 가득 녹매에게 줄 선물을 사왔건만, 야속하게도 그는 평온한 얼굴로 깊은 잠에 빠져있습니다.
마고:일어나야지.
마고 는 가늘게 속삭였다.
마고:일어나야지 녹매야.
그대의 목소리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연일까요 슬며시 녹매의 입가에 호선이 그어집니다.
그러나 눈을 뜨지 않습니다..
마고:네가 좋아하는 꽃과 놀잇감을 가져 왔는데.
재미난 이야기도 들었는데.
내가 너를 은애하는데.
,,,
그의 가늘고 고운 숨소리는 오늘따라 위태롭게만 들려옵니다.
마고 는 짚은 뺨을 쓰다듬었다.
마고:기녀가 아니라 일국의 왕인 네가 아쉬울게 뭐가 있다고.
그대의 말처럼 군주인 그가 못 이룰 것이 무엇이라, 이토록 꿈속에 머물려하는 걸까요.
마고 는 소매의 거울을 다시 한번 꺼내어 그의 얼굴을 비춘다.
몽중경을 사용해 녹매의 얼굴을 비추면….
김이 서린 거울 안으로 비쳐드는 것은 겨울밤, 눈이 내리는 풍경입니다.
마고:...
큼지막한 눈송이들이 소리 없이 댓잎 위로 쌓여들고, 묵직해진 댓잎이 기울어지면 와르르 쏟아져 내린 눈이 그대로 곧 얼어버릴거 같은 연못 안으로 녹아내려요.
마고 는 궁의 연못인지 살핀다.
녹매는 잔뜩 솜을 누빈 도톰한 비단옷을 입은채 누군가에게 기대어 눈이 떨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마고:...
귀엽구나.
연못은 그가 알지 못하는 모양이며, 담을 넘어서는 흐리고 김마저 서린 광경입니다.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굴릴 수 있을까요)
다시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강행하고 싶습니다.)
강행으로 마고의 행운이 3 감소합니다.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슬픔이 넘실거린 혼란한 마음속에서 어렵사리 기억해냅니다.
일전 녹매가 그대의 품에 기대어 조잘거렸던 것을 말이죠.
. 아마도 저 곳은 도화의 가장 북단에 지어져 있는 행궁이겠지요.
하늘 아래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온천이 있지만 좀처럼 들어가기 무서워 근처에 눈이 떨어지는 것을 구경했었다고, 그리 이야기했었습니다.
귀를 기울이면 소복히 눈이 쌓이는 소리까지 들려와 평온하였다고 덧붙였죠.
그리고, 녹매가 기대고 있는 사람은 이번에도 '그대'입니다.
단 한 번도 저 곳에 가본 적 없는 데도 말이어요.
몽중경 안의 녹매가 문득 그를 올려다봅니다.
마고 는 기분 탓인지 몸이 식는다.
주위에는 다른 이도 보이지 않는데, 까치발을 하고 그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며 미소를 짓습니다.
몸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끼는 그 순간,
시선이 마주칩니다.
단순히 스쳐 지나기만 했다면 그저 착각이라 여겼으련만, 아니요.
분명 아닙니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서 그대와 ‘그대’의 시선이 선연히 마주쳤습니다.
녹매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그대’는 오로지 그대만을 뚫어지도록 바라보고 있어요.
마치 저 거울 너머의 세계가 정말로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대가 거울을 통해 그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 마냥.
이성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마고의 이성이 1 감소합니다.
입술을 벌렸지만 무어라 새어나오는 말은 없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아연한 표정이리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러면, 거울 안의 ‘그대’가 히죽 웃습니다.
입술이 벌어지고 소리 없는 단언이 이어집니다.
쨍그랑!
날카로운 소리가 그 뒤를 이어 귓가를 울렸습니다.
민첩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직전까지만 해도 분명 곱게 들려 있던 거울이 손 안에서 박살납니다.
잠들어 있던 녹매의 낯으로 거울 조각들이 쏟아져 내리기 전, 다급하게 거울 조각들을 옷자락으로 쳐내고 녹매를 보호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벌어진 난장판에 밖에 섰던 궁인들이 달려옵니다.
마고:...
괜찮으시냐며 다급하게 묻는 목소리들이 귓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들려올 리 없습니다.
거울 안의 ‘그대’가 마지막 순간 중얼거린 것, 입술이 선연하게 휘어집니다.
하나하나 읊은 음절을 끼워맞추면 하나의 문장이 만들어져요.
틀림없이, 그러니까.
‘그대’는 그리 말했습니다.
마고?:"그는 내 거야."
라고.
마고:...유리조각을 치우거라. 전하께서 잠드신 모양이니.
궁인들은 그대의 말에 바삐 유리조각을 치워나갑니다.
궁인들은 이 난리 속에도 평온히 잠을 청하는 군주의 모습을 의뭉스래 곁눈질을 하곤 물러납니다.
마고:...
전하께서는 언제부터 잠자리에 드셨느냐.
채 나가지 않고 곁에 가까이 있는 궁인이 몸을 숙여 답합니다.
궁인:오전에 일을 보시고 돌아온 뒤로 식사도 거르신채 주무시고 계셨사옵니다.
내의원으로 알릴까요?
마고:...알리거라. 이리로 부르고.
궁인:예에.
궁인이 물러나고 곧장 어의를 부르기 위해 내의원으로 향합니다.
불려온 어의는 한참 맥을 짚더니 그저 그가 깊은 잠에 든 것일 뿐이라 진단합니다.
그러나 거울이 깨어지고, 녹매가 눈을 뜨지 않은 지도 벌써 반나절이 꼬박 흘렀습니다.
깊은 잠에 든 사람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어의도, 그대도 알고 있습니다.
마고:...
전하께수 수면향을 쓰신지는 얼마나 되었느냐.
내의원:지난밤 이후로는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분명히 오늘부로 수면향을 줄여보시겠다 하셔서..
마고:그 전에는 언제부터 쓰셨고.
마고 는 그를 보지도 않은 채 녹매를 내려다보며 질문만을 던진다.
내의원:가을이 시작될 즈음이 아니었나 기억합니다.
가을이 들어 정무가 조금 들었으니, 제대로 된 잠을 청하고 싶다 하시면서 말입니다.
마고:...
곧 겨울인데 오래도 쓰셨군.
사몽화향이라는 물건이 있다 들었다.
내의원 는 그가 사몽화향에 대해 언급하자 눈에 띄게 놀라며 바라본다.
내의원:어찌 그런 사특한 것을 알고 계십니까?
마고:도성에 그것을 쓴 기녀가 전하처럼 깨지 않는 잠에 빠졌기 때문이지.
내의원:허나 그러한 것이 정녕 있다한들 궁 안으로는 절대 들일 수 없습니다.
마고:어찌 장담 하느냐.
네가 궁의 보완을 책임지는 자도 아닐텐데.
네 목을 걸고 감히 장담하는 것이냐.
내의원:말씀하시는걸 미루어보아 내의원에서 내온 것이 수면향이 아니라 짐작하시나본데, 제가 내의원에 머무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내의원 는 마고의 말에 장담하듯 차분히 답한다.
마고:네가 직접 향을 피웠더냐.
내의원:그렇지 않습니다.
마고:그런데 어찌 바뀌지 아니하였다 장담하는 것이더냐.
내의원에 의원만 있는 것도 아닐텐데.
걔중 궁핍하거나 협박을 당하였거나 사정이 없는 이가
하나도 없다
마고 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의원을 본다.
마고:정녕 장담하는 것이더냐.
내의원:왕께 올린 수면향은 모두 내의원에서 조제한 것인데, 그런 것을 내의원에서 조제했다가는 모두가 잠들었을텐데 말입니다.
마고:나는
바뀔 수 있다 하였다.
불에 타야 향이 나는 거일 수도 있겠지.
마고 는 미간을 좁힌다.
마고: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할 터인데, 네놈은 그저 제 책임을 피하려 변명에만 급급하구나.
내의원:제 책임 뿐이덥니까. 내의원의 모든 의원이 걸린 일일터인데...
마고:아직도 변명 뿐이군.
전하께서 이토록 오래 잠드시는데, 아직도 제 식구를 감싸기만 한다니. 그것도 이토록 당당하게.
국법에는 없다만 통상적으로 승하하셨을 경우 어의의 목이 잘린 다는 것도 모르는 것인가. 설사 노환일지라도 그럴진데.
글쎄.
마고 는 제 미간을 좁히고 턱에 힘을주어 나오는 욕짓거리를 삼켰다.
마고:전하께서는 보통 직접 향을 피우셨던가.
내의원 의 입가의 수염이 파르르 떨렸지만 침착하게 다시 입을 연다.
내의원:침소에 드나드는 궁인이 내오고 피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끔은 야참을 들어나른 궁인의 손에 들려 들어가기도 하였습니다.
마고:궁인들을 모아다가 걔중 갑작스럽게 잠든 이가 없는지 알아보거라.
내의원:예.
어의가 물러납니다.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분노를 조금 가라앉히고 생각해봅니다.
궁 안에서 조제된 것이 아니라면 궁의 바깥에서 들여온 물품이라는 말일까요?
확실히, 기루에 돌고 있던 사몽화향을 생각해본다면 그 쪽이 좀 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은 동시에, 궁 안으로 그것을 들여오고, 또한 녹매의 방에 가져다 놓을 수 있을만한 인물로 용의선상이 좁혀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녹매의 음식을 만들고 기미하는 수라간에서부터 궁인 주거 공간에 기거하고 있는 궁인들.
그리고,
그 사몽화향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한 그대까지도요.
이성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59/29/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냥 자신을 질책하며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마고의 이성이 1 감소합니다.
이 순간 그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겠지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연한 감각 속에 발을 옮깁니다.
마고, 어디로 향할까요?
마고 는 옷자락이 몸에 감겨 펄럭일 정도로 큰 보폭으로 서고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마고는 내전을 벗어나 성큼성큼 서고로 향합니다.
마고:...
(서고에는 사람이 있을까요?)
서고를 관리하는 관리인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뒤늦게 마고의 등장을 알아챈 관리인이 그대에게 다가가 용무를 묻습니다.
마고:...사몽화향이라는 수면향이 있다. 관련된 서적을 모두 가져오거라.
마고 는 마치 제가 시랑인양 명령하곤, 저도 서고를 뒤진다.
관리인이 그러한 책이 있던가 고개를 갸웃하지만, 금방 찾으러 나섭니다.
자료조사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80/40/16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대의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깊은 서고 안에서 낡디 낡은 책에 시선이 닿았고 그것을 뽑아냅니다.
곰팡이향이 나는 책장을 넘기다보니, 사몽화향에 관한 내용을 확인합니다.
마고 는 굳은 얼굴로 읽어나간다.
핸드아웃 확인해주세요.
사몽화향 (思夢花香)
몽마(夢魔)를 불러들여 여러 가지 은밀한 사심을 채우는 용도로 사가(私家)에서 알음알음 쓰이고 있는 수면향이다. 들어가는 재료 가운데 중독성을 유발하고 정신을 쉬이 잃게 만드는 독초가 포함되어 있어 여타의 수면향보다 확연하게 높은 효과를 낸다.
그러나 일단 한 번 사용하게 되면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잠들어 있으려 하고, 꿈에서 깨지 않으려는 둥 몽마가 만들어낸 꿈의 세계를 현실과 혼동하며 갈구하게 된다. 자꾸만 꾸벅꾸벅 졸고, 틈만 있으면 잠에 드는 둥 잠에 취해 살게 된다.
세간에 떠도는 소문으로 의하면, 꿈속에서 사계를 다 보내고 나면 현실과 유리된 이후에는 꿈 안에서 몽마에게 잡아먹히므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 하였다. 즉, 평범한 인간의 힘으로는 깨울 수 없고 스스로도 일어날 수 없으니 마치 독과도 같은 영원한 잠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마고:...몽마.
그래서 깨울 수 없다는건가. 방법이?
마고 는 마치 동앗줄이라도 잡은 듯 책장을 넘겨본다.
책장을 넘겨보던 마고는 다른 쪽에서 시선이 멈춥니다.
핸드아웃 확인해주세요.
축출몽(逐出夢)
일단 몽마를 분별한다면 이를 쫓아내는 것은 어렵지 아니하다.
다만 지켜야 할 것들이 있어, 그를 어기지 않음이 이기고 지는 것을 가늠하리니.
하나, 꿈의 안에서 이지러진 부분을 분별해낼 것.
둘, 몽마의 상징을 빼앗아 거두어 낼 것.
셋. 앗아낸 상징과 이지러진 부분을 서로 가까이 할 것.
그리고 마지막. 마음을 굳게 다짐하여 앗기지 말 것.
마고:...
녹매가 이런걸 할 수 있을리 없는데.
마고 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대의 주군은 이런 거친 일을 해낼 수 있을리 없죠.
그곳에 그대를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그대가 지키고 있어야 할 터인데.
마고:...
내가 꿈속으로 들어가야 하나.
마고 는 곁에서 안절부절 하는 궁인을 부른다.
마고:여봐라.
궁인:예에.
마고:내의원에 일러 사몽화향을 구하라 이르고, 그리고... 각사에 근무하실 아버님께 일러 사람을 풀어 기방에 돌아다닐 사몽화향도 있는대로 구하라 부탁드리거라. 아들의 부탁이라 전하고.
궁인 는 마고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눈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곧바로 대답을 하곤 바삐 걸음을 옮긴다.
마고는 되는대로 사몽화향이라는 것을 구해볼 방도를 찾습니다.
마고:...
마고 는 서적을 들고 다시 내전의 침실로 향한다.
구할 수 있더라도 시간이 걸리겠지요.
마고는 서적을 들고 내전의 침실로 향합니다.
마고 는 녹매를 확인한다.
녹매 는 세상 모르는 얼굴로 세근세근 숨소리를 내며 잠에 빠져있다.
마고 는 머리를 넘겨준다.
마고:이... 잠탱아...
...멍청이. 떼쟁이.
마고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을 자는 녹매가 원망스러운걸까요...
마고:...
뭘 하길래 거기가 좋아.
비록 그대가 훗날 같이 유람을 갈 것을 약조했지만,
군주는 어려울거라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꿈 속에서나마 그대와 단둘이 먼 곳을 향하고 싶었던게 아닐까요.
마고:나로서는... 안된건가.
마고 는 궁인을 불러 진척 상황을 묻는다.
궁인은 우물쭈물거리며 소식을 받은 이들이 모두 백방으로 찾아나서고 있다 전합니다.
마고 는 다시 녹매를 향해 시선을 옮기더니 제 몸을 겹치듯 안는다.
마고:...녹매야.
품에 안은 녹매는 이리도 따뜻하고, 차분한 숨소리를 내뱉는데...
금방이라도 잠결에 젖은 목소리로 그대의 이름을 불러줄거 같은데...
마고 는 그의 뺨을 꾹 눌러본다.
그대가 두눈을 뜨고 한시도 머무르지 않은채 그의 곁을 지켰는데, 그 누가 군주의 곁에 사특한 것을 두어 해하려 했는지 분노가 향할 이를 모르겠군요.
마고 는 눌렀던 뺨을 잡아 당겨도 본다. 말랑.
마고:아직 젖살도 안빠져선.
그대의 눈에 녹매는 한없이 어려보입니다.
마고:눈 뜨면 해달라는거 다 해줄게 녹매야.
이젠 그에게 약조를 하며 깨어나길 비는 그대입니다.
그렇게 속이 미어터질거 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급한 발소리 뒤에 침전 밖에서 숨이 찬 궁인이 말합니다.
"필요하신 물건을 구해왔사옵니다."
마고:...수상한 궁인은 찾았고?
마고 는 칼을 찬 채로 침상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마자 따저 묻는다.
"수상한 궁인은 찾지 못했나이다..."
몸을 얕게 떠는 궁인은 머리를 조아리고 천에 올려진 두 개의 향을 올려보입니다.
마고 는 망설임 없이 거둬서는 다시 침상으로 향한다.
마고:아무도 들이지 말아야 할것이다.
궁인은 다시 몸을 숙이고 답하며 침전의 문으로부터 멀어집니다.
내전을 겹겹이 둘러싼 경비가 삼엄합니다.
궁궐의 담 너머로 노을이 물들고 햇빛이 지저로 가라앉습니다.
향을 손에 쥔 채 침전 안으로 들어서면, 여전히 깨어나지 않는 녹매가 그대 앞에 눈을 감고 있습니다.
말끄러미 내려다보면, 그 얼굴에 다시는 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한 평화가 어려 있는 것도 같아요.
마고:...
보고 있노라면, 문득 그런 의문이 그대의 머릿속에 스칩니다.
마고:나는 무슨 꿈을 꾸게 될까 녹매야.
그를 구할 수 있을까요, 애시당초 그를 구해낼 자격이 그대 스스로에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요?
청이는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깨어나지 않기를 선택했다던 의원의 말이 귓가에 어른댑니다.
마고:한적한 곳에서 너와 살림을 차리는 꿈일까. 내가 사냥을 하고, 네가 요리를 하고.
...
마고 는 처음으로 입밖에 내본 상상에 스스로를 비웃는다.
꿈에서라도 유람을 가고 싶어했던 녹매의 모습도요.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던, 가장 마지막에 두었던 가능성이 그제서야 마음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녹매가, 그대의 주군이 지쳤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그가 이 모든 일들을 스스로 선택한 거라면.
그대가 구하겠다 마음먹은 이 순간마저 모두 의미 없는 일이었던 거라면.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결국 마지막 선택은 그대의 몫입니다.
잠들어 있는 이는 더 이상 그대에게
명하거나,
투정을부리거나,
다정히 웃어주지 못할 테니까요.
그러니 마고, 그대는 어느 길을 고를 텐가요?
마고 는 별 망설임없이 향을 태우곤 침상으로 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는 이 길을 택했습니다.
그것이 그대의 군주를 위해 옳은 선택이기를 바라서, 설령 아주 미약할지라도 어느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불씨를 머금은 향 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달큰하고 새콤한 향이 코끝을 가득하게 메워 옵니다.
천천히 눈앞이 흐려져요.
비척이는 발걸음이 마지막 순간 디뎠던 곳은 그대 주군의 곁.
언제라도, 어느 순간에라도 그를 위해 스스로를 내던질 수 있는 자리입니다.
마고:...
마고 는 작고 고와선 바늘에 찔린 적도, 먹물에 더러워 진적도 없는 손을 맞잡는다.
그대는 주군의 부드러운 손을 맞잡습니다.
눈앞의 세상이 핑그르르 돌고, 어두워지고, 그리고….
온통 어둠입니다.
...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피어나지 않은 꽃망울입니다.
여즉 햇빛이 완연히 저물지 않은 언덕 위로 수없이 많은, 꽃봉오리의 그림자가 넘실거립니다.
이곳이 어디인지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주변을 돌아보면 짐작은 더욱 단단한 확신이 될 터입니다.
마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화국의 궁궐,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이 봄철의 복사나무 언덕입니다.
금방이라도 피어날 것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꽃망울들이 돌아보는 곳마다 가득합니다.
...인기척이 느껴진 것은 그 때였습니다.
아, 이곳에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마고:녹매야?
생각이 끝을 맺기도 전, 날카로운 것이 그대를 향해 날아듭니다.
반사적으로 검을 뽑아 휘두르면.
‘챙강!’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게 납니다.
한 차례 검을 교환한 두 사람이 꼭 같은 자세를 취하고 섭니다.
그제서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어요.
검을 겨누고 있는 것은 분명 그대와 똑 닮은, 또 다른 ‘그대’입니다.
마고:...너구나.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 단단히 검을 쥔 손끝.
마고:몽마란 것이.
걸치고 있는 옷과 흔들리지 않는 새파란 시선.
무엇 하나 다르지 않으나 딱 하나 다른 것은 그가 아주 선연하도록,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대를 향해 벌어진 입술이 속살댑니다.
마고?:나의 것이라 하지 않았나..?
마고:내것이지.
나는 그의 것이고.
서둘러 달려온 탓에 숨을 몰아쉬던 녹매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광경을 보고 아연한 물음을 뱉어냅니다.
녹매:마고...?
그러나 그 물음은 이내 당혹감으로 번져듭니다.
마고?:내가 먹을 것이다.
부드러운 손마디부터 오독오독 씹어.
그전에 네 놈부터 먹어 배를 채워두도록 할까?
그렇게 '그대'가 그대를 향해 달려듭니다.
이성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58/29/11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여기까지 왔는데, 저를 흉내내는 것에 정신을 휘둘릴 수는 없습니다.
서로의 칼이 맞부딪히며 다시금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마고의 선공입니다. 행동해주세요.
마고 는 칼을 다시 당겨 붙이지 않고 쭉 뻗은 그 상태 그대로 팔힘 만으로 길게 뻗어 휘두른다.
마고:
기준치: | 85/42/17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맞붙은 칼이 기울고, 마고의 칼이 그것의 소매와 어깨를 스쳐 베어냅니다.
관찰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고는 빗겨나가는 그것의 검에게서 어떤 사특한 기운을 느낍니다.
어깨를 다친 그것은 다시 그대에게 달려듭니다.
마고 는 몸을 숙여 반격한다.
마고:
기준치: | 85/42/17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마고의 반격이 먹혀들고 칼끝이 그것의 몸통을 지나쳐갑니다.
베어진 그것의 상처는 붉은 피 대신 검은 액체를 흘립니다.
마고 는 그 무엇보다 강한 질투심과 증오에 숨통을 끊으려는 듯 검을 다시 고쳐 잡는다.
곧 쓰러질거 같이 기울던 몸이 다시 일으켜지고 검을 틀어쥔채 기괴한 모습으로 그대에게 달려듭니다.
마고 는 피하지 않고 맞서 반격한다. 전부 살수였다.
마고:
기준치: | 85/42/17 |
굴림: | 7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증오와 투기가 담긴 푸른 눈이 그것의 몸통을 이내 반으로 갈라버립니다.
그리고 ‘그대’가 일순간 무너져 내립니다.
쥐고 있던 사특한 검을 떨어트리고, 아니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녹아내리고 있어요.
그대의 모습을 하고 있던 것이 온통 새까매지고, 새까매져서,
금세 흐물거리는 어느 검은 것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형체조차 존재하지 않는 거품 덩어리 사이로 녹빛의 눈알들이 번쩍이다 사라집니다.
마고 는 그것의 검을 챙겨들고선 녹매를 향해 다가간다.
아마도 이것이 ‘몽마’라 불리던 것의 진짜 모습일 테지요.
마고:구하러 왔어 녹매야. 이제 그만 일어나자.
이성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58/29/11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녹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고 1D20+1D3 굴려주세요.
녹매 1D6+1D3 굴려주세요.
녹매:=
rolling 1d6+1d3
()
+3
()
1
4
마고:=
rolling 1d20+1d3
()
+13
()
1
14
몽마의 진짜 모습을 확인한 마고의 이성이 14, 녹매의 이성이 4 감소합니다.
마고 단기 광기.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마고의 일시적인 정신적 방어기제가 작용하여 방금 전의 기억을 흐릿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전장을 누비는 그에겐 그리 놀랄 일도 아니겠죠.
다만, 충격에 얼어붙은 녹매가 멍글거리는 눈으로 그대를 바라봅니다.
마고 는 그를 껴안고선 웃는다.
마고:네가 하고 싶은건... 다 해줄테니까...
녹매를 껴안자 그와 동시에 눈앞의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녹매:마..고..?
마치 쉴 새 없이 팔락이는 그림들을 들여다보는 것처럼요.
마고 는 주변을 확인한다.
가득 맺혀 있던 꽃망울들이 피어나고, 꽃잎이 떨어집니다.
가지 끝에서는 푸른 잎이 돋아나고 햇빛은 따갑도록 내리비쳐요.
지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5/32/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네 번의 계절을 보내고 나면 꿈 안에 갇혀버린다던 것이 불현 듯 떠오릅니다.
그대가 처음으로 보았던 거울 안의 풍경이 가을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나요?
한꺼번에 지나치게 수많은 일이 벌어지니 머릿속이 어지럽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더라?
녹아내린 눈앞의 것이 커다랗게 입을 –그것을 입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벌리면,
그 끔찍한 악취에 그제서야 퍼뜩 정신이 듭니다.
그러니까, 일단은….
녹매:ㅁ...마고야, 뛰는게, 좋지 않을까...
마고 는 그의 손목을 잡고 뛰기 시작한다. 가삐.
그대가 품에 있던 녹매의 손목을 잡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시시각각 바뀌어가는 하늘과 나무들을 뒤로 하고 달려나갑니다.
검은 것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려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입을 벌리고 밀어 넣으며 두 사람을 향해 거대한 몸집을 움직입니다.
서로의 손에 단단히 의지한 채 그렇게 얼마 즈음이나 달렸을까요.
언덕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오면 그제서야, 두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쏟아져 내리는 여름 햇빛 아래 번지는 푸르른 녹음,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은 끝없는 황야입니다.
아마도 꿈이라는 이름의 환상을 벗겨내고 남은 것이 저것이겠지요.
이 세계에는 더 이상 평범한 것이라곤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채, 전부 기이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마고 는 온통 엉망인 세상에서 가장 엉망인 것을 찾아 고개를 돌린다.
그 모든 기이한 것들 가운데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을 그대는 골라냅니다.
이내 시선이 한 곳에 멈춥니다.
언덕의 한 중앙, 여전히 도화가 만발한 채 서 있는 단 한 그루의 나무를 향해서요.
저것이 그 ‘이지러짐’이겠지요.
녹매:마고야..?
마고 는 칼을 빼어들고 언덕의 가장 위, 나무를 향해 달려간다.
달려나가는 걸음마다 힘이 들어갑니다.
손에 단단히 쥐인 몽마의 검을 내뻗으면 검의 날이 햇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끝입니다. 한 발짝만 더, 한 발짝만 더…!
숨이 턱끝까지 닿아, 더 이상은 무리라 생각했던 순간.
톡, 칼날의 끝이 나무의 줄기를 건드립니다.
정신력 롤 굴려주세요.
마고:
기준치: | 60/30/12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머리가 핑 돌고 무언가 앗겨 나갈 것만 같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
그대로 눈앞이 흐려집니다.
뒤쪽에서 거대한 울부짖음이 들려옵니다.
먹이를 놓친 포식자의 분노와 허탈함이 쏟아져 내립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제대로 감각조차 하기 전,
그대 앞의 세상은 다시 한 번 어둠 속으로 잠겨들고 말았습니다.
눈을 떴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익숙한 침전의 천장입니다.
희미한 불빛이 방 안을 밝히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달큰한 향도, 머리를 어지럽게 만드는 감각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외려 퍽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이네요.
바깥에서는 가을비가 내리는지 빗소리가 납니다.
느리게 눈을 다시 깜빡이자, 옆에서 그대를 불러오는 목소리가 들려와요.
희미하게 미소가 뭍어있는 여느 때와 같은 목소리가.
이 기묘한 일들의 끝을 알리는 것처럼.
[끝맺음 1. 君無渡夢]
그대여, 그 꿈결을 건너지 마오.
녹매 생환, 마고 생환
1d10 굴려주세요.
녹매:=
rolling 1d10
()
1
1
마고:=
rolling 1d10
()
1
1
마고와 녹매의 이성이 1씩 회복됩니다.
그리고,
두 계절이 지나 두 사람은…
-
'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고녹매] 너를 내가 되돌려줄 100시간 (0) | 2020.10.20 |
---|---|
[마고녹매] 눈을 떠보니 내가 소설 속 공작님의 하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0) | 2020.03.09 |
[마고녹매] 수몰버스 (0) | 2020.02.27 |
[마고녹매] 섹스하고 싶어! (0) | 2019.10.01 |
[마고녹매] 畵龍點睛 (0) | 2019.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