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호르] 레플리카의 정원
2020. 7. 3. 17:45ㆍmy dear
플레이 타임: 2시간 30분
[레플리카의 정원]
「나의 악마여, 내게 임하소서.」
*
마리우 X 호르헤
2020.03.29
*
마리우:=
(To GM)rolling 1d100<70
()
74
0 Successes
마리우:=
(To GM)rolling 1d10
()
1
1
(To GM): 마리우의 이성이 1 차감 됩니다.
깜빡, 깜빡,
느리게 깜빡이는 눈꺼풀에는 아직 기묘한 졸음이 묻어납니다.
꿈을 꾸는 것 같은 감각, 하지만 동시에 현실을 들여다보는 착각…
제 발의 반쪽이 여전히 수마에 깊숙히 빠져있는 것만 같아요.
마리우:... 아멘.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꺼풀 너머의 흐릿했던 공간을 응시하면,
점차 또렷해지는 시야 안으로 빛무리에 감싸인 인영이 보입니다.
하얗게 볼을 감싼 미사보 사이로 보이는 감겨진 눈 위의 긴 속눈썹,
신앙심만큼이나 무겁게 내려앉아 발끝까지 감싼 정숙한 검은 수도복,
간절함만큼 두손으로 잔뜩 움켜쥔 목 아래 걸린 십자의 목걸이,
당신이 사랑하는 마리우입니다.
발 밑에 그림자조차 지지 않을 빛무리 속에서 마리우는 당신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옵니다.
그러나 그 손끝은 당신에게 닿는 일 없이 빛의 파편과 함께 모래알처럼 형체없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설령 그 손을 움켜쥐고자 손을 내었더라도 허공만을 안타까이 스쳤겠지요.
그나마 바닥에 떨어진 빛의 조각들이 몇몇, 그 주변을 밝혀주었기에
차츰 맑아지는 시야와 함께 호르헤는 자신이 있는 ‘공간’이 어디인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석재 바닥 위를 빛으로 물들이는 화려한 색의 [유리 파편]은 칭송을 담아내고
숨소리 마저 울려퍼지는 텅빈 공간 속 [제대]는 그곳에 존재했을 엄숙한 신앙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래요, 이곳은 틀림없이 어떤 성전,
신과 그에 대한 믿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호르헤 는 느릿하게 돌아가는 사고 속에 빛으로 흩어졌던 마리우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호르헤:마리..
마리우는 보이지 않습니다.
호르헤:꿈이었나.
호르헤 는 혼자 웅얼거리다가 한손으로 제 머리를 감싸며 여전히 어벙한 얼굴로 지난 기억이 있나 더듬어본다.
호르헤:여긴 어디지...왜 이런 곳에 있는거지.
기억을 더듬어도 최근의 것들은 모두 모호하기만 합니다.
호르헤:대체...
호르헤 는 끄응 앓는 소리를 내다가, 화려한 색의 빛을 쏟아내게 만드는 유리 파편을 바라본다.
성전의 무거운 공기를 가르는 화려한 색채의 유리창은 총 [일곱개]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며 늘어져 있습니다.
이런 장식물을 스테인드 글라스라는 이름으로 부르던 것을 호르헤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믿음을 표현하고자 색으로 물들인 빛무리는 바깥으로부터의 빛을 받아 당신에게 그 형상을 분명하게 내보입니다.
그 형상이 모두 자신의 신에 대한 신앙 고백을 담아내고 있음을 당신은 쉬이 알 수 있습니다.
호르헤:....
호르헤 는 예술가가 빚어낸 깊은 신앙의 예산을 바라보며 제 입이 벌어진줄도 모르고 있다가, 잠시 눈을 감으며 빛으로 흩어졌던 마리우를 다시금 기억한다.
호르헤:여기 있으면 좋겠는데..
마리우의 모습은 기억에 선명합니다.
호르헤 는 마른 침을 삼키고 다시 눈을 떠서 일곱 개로 나뉘어진 유리창을 차례대로 살펴본다.
첫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검은 가시에 얽매인 심장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왜 심장인거지...
호르헤 는 보기드문 스테인드 글라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한다.
두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파리 날개 위의 해골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 는 두번째 작품부터 무척 불경하게 느껴지는 모습에 미간을 좁힌다.
세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돈자루 위의 금괴 십자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마리가 봤으면 잔뜩 성냈겠는데.
네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담배연기와 얼음안개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저건 뭔지 더 짐작하기 어렵군..
다섯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검보라색 불꽃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 는 이제 그렇다 할 말도 하지 않고 헛웃음을 토한다.
여섯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바다뱀이 휘감은 검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호르헤 는 앉은채 편안히 턱을 괴고 또 다음 글라스로 시선을 옮긴다.
마지막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검붉은 별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쨍그랑,
호르헤가 7개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모두 살펴보자, 무엇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관찰력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80/40/16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호르헤는 스테인드 글라스 중 마지막으로 살펴보았던 일곱번째 스테인드 글라스가 산산조각 났으며,
깨진 유리 조각의 모습이 거꾸로 떨어지는 천사의 형상으로 바뀌었음을 알아차립니다.
듣기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호르헤는 거대한 바퀴가 굴러가는 듯한 소리와 무엇인가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호르헤 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천사를 바로 바라보려다가, 으스러지는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호르헤:뭐야, 뭐지.
그저 부숴진 스테인 글라스만 보입니다.
호르헤 는 온통 아리송한 표정을 짓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숴진 스테인 글라스 가까이로 가서 살핀다.
호르헤:어디서 나는 소리지...
스테인 글라스 밖은 흰 빛으로 가득합니다.
호르헤 는 쏟아지는 빛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다시 물러다 제대 앞으로 향한다.
제대는 붉은 천으로 덮여 그 거룩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 올려진 신에게 바칠 칭송과 신앙을 적은 [‘성서’]와 믿음을 시각화 한 [‘성물’]이 당신의 눈에 들어옵니다.
호르헤:이것도 평범한 성서와 성물이 아닐거 같은데..
호르헤 는 먼저 성서를 들어 살핀다.
성서는 검은 가죽 표지 위에 검붉은 별이 그려져 있는 두꺼운 책입니다.
호르헤:천사님이 추락하던 그 별이군.
호르헤 는 가죽 표지 위를 손바닥으로 찬찬히 쓸어보다 표지를 넘긴다.
핸드아웃을 확인해주세요.
그때에 나팔을 하나씩 가진 일곱 천사가 나팔을 불 준비를 하였습니다.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피가 섞인 우박과 불이 생겨나더니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땅의 삼분의 일이 타고 나무의 삼분의 일이 타고 푸른 풀이 다 타 버렸습니다.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불타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졌습니다. 그리하여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생명이 있는 바다 피조물의 삼분의 일이 죽고 배들의 삼분의 일이 부서졌습니다.
셋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횃불처럼 타는 큰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들의 삼분의 일과 샘들을 덮쳤습니다.
그 별의 이름은 ‘쓴흰쑥’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물의 삼분의 일이 쓴흰쑥이 되어, 많은 사람이 그 물을 마시고 죽었습니다. 쓴 물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넷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해의 삼분의 일과 달의 삼분의 일과 별들의 삼분의 일이 타격을 받아 그것들의 삼분의 일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리하여 낮의 삼분의 일이 빛을 잃고 밤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나는 또 독수리 한 마리가 하늘 높이 나는 것을 보고 그것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땅의 주민들! 아직도 세 천사가 불려고 하는 나팔 소리가 남아 있다.”
호르헤 는 성서의 한 구절을 읽어보곤 무척 아리송한 표정이 되어버린다.
호르헤:쓴흰쑥.
발음하기 힘드네.
오컬트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호르헤는 성서의 내용이 자신이 알고 있는 ‘요한 묵시록’의 내용을 본뜬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서의 내용에서 알 수 없는 익숙함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면,
호르헤는 그곳에 ‘구원’에 대한 믿음과 고백이 그 끝자락에 이어져 적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핸드아웃을 확인해주세요.
그때에 ‘메시아’가 나타나 이르되,
“더 이상 두려워 하지 말라. 구원이 있으리라.”고 하시니 이윽고 재앙이 하늘에서 걷히고 메시아께서는 그대로 승천하였습니다.
호르헤:더 이상 두려워 하지 말라...
호르헤 는 나직히 한 문장을 소리내어 읽으며 표정을 부드럽게 한다.
호르헤 는 다시 책장을 더 넘겨본다.
보통의 성경과 이질적인 내용을 찾을 수 없습니다.
호르헤:의외로 멀쩡하네.
호르헤 는 어깨를 으쓱이곤, 성서를 내려두고 옆의 성물을 살핀다.
믿음을 본따 만들었을 성물은 제대의 정가운데에 올려져 있습니다.
호르헤는 그 성물이 해골과 그 위에 겹쳐진 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우:나의 악, 나의 선, 나의 주.
텅빈 공간 한 가운데에서 마리우는 그 나직한 음성과도 같이 그림자처럼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의 악마여, 내게 임하소서.
마리우:나의 악마여, 내게 임하소서.
당신의 종은 당신을 받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마리우:당신의 종은 당신을 받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성물에 입을 맞춘 그는 당신을 향해 역 십자의 모양으로 성호를 긋습니다.
호르헤는 마리우의 곁에 자신이 본 것과 같은,
검은 표지에 검붉은 별이 그려진 성서가 함께하고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당신의 음성이 마리우에게 닿기 전, 그 모습은 불에 타들어가는 것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당신이 발을 디딘 공간과 함께.
마리우:=
(To GM)rolling 1d10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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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0 Successes
마리우:=
(To GM)rolling 1d10
()
9
9
(To GM): 마리우의 이성이 9 차감 됩니다.
호르헤는 가벼운 어지럼증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곳이 더 이상 성전이 아니라는 사실을.
짙게 내린 어둠은 낮과 밤의 경계를 허물었고
피가 섞인 우박이 내려 살점과 함께 타들어가는 땅 위로는 두 발을 딛고 서 있을 존재는 호르헤 한 사람 뿐이었으며,
곳곳에 썩은 물 웅덩이가 고인… …
종말 이후의 세계로 보이는 공간.
마리우:=
(To GM)rolling 1d100<60
()
41
1 Success
단순한 악몽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무언가 타는 냄새와 정체를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비린내가 코끝을 찌릅니다.
호르헤 는 역겨운 광경과 악취에 두손으로 하관을 틀어막는다. 시선이 머무를 곳을 찾지 못하고 심히 떨린다.
호르헤:...
지옥을 압축한 것 같은 세계 속에서 호르헤는 마리우가 있었을 터인 자리 곁으로 책 한 권이 떨어져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호르헤 는 이 기이한 상황에서 어떻게 걸어야하나 걸음마를 잊은 마냥 휘청이며 마리우가 있던 자리의 책을 주우러 향한다.
표지에 검붉은 별이 그려져 있었을 터인 성서 대신,
그 위로 낯선 이름이 적힌 책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도 그을음 없이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호르헤는 책의 이름이 ‘영어’로 적혀 있으며,
그 내용물 또한 ‘영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표지에 적힌 그 이름을 소리나는 대로 읽어본다면, 아마, 「에이본의 서」라는 이름이 되겠네요.
호르헤 는 또 제가 짐작했던 것과 달라져버린 책의 모습에 입을 벌리곤, 책을 열어 얄팍한 영어 실력으로 내용을 확인한다.
호르헤:에이본의 서..?
외국어(영어)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61/30/12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2d4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rolling 2d4
(+)
2
3
5
호르헤는 책에 ‘관문’을 생성하는 마법적인 방법과 몇몇 신과 ‘접촉’하는 방법이 적혀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맨 끝 장에 붙은 메모지의 ‘요그 소토스’라는 신의 이름을 알아봅니다.
누군가 이 책의 내용을 활용해 무엇인가와 접촉할 연구를 했던 모양입니다.
호르헤의 이성이 5 감소합니다.
호르헤 는 내용을 확인하곤 다시금 구토감을 느끼며 책을 팍 덮는다.
호르헤:뭐야, 그런걸 왜 불러내...아니, 그런게 가능하기나 한거야?
으으...
문득
호르헤는 알 수 없는 익숙함을 느낍니다.
당신은 이름조차 소리내어 읽기 어려운 이 신의 이름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성 롤을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55/27/11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호르헤의 이성이 1 감소합니다.
호르헤:이 이상한 이름을 왜..내가 알고 있는거지..
그리고 호르헤가 그 이름을 부름과 동시에 지옥과도 같던 종말의 세계가 그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무너졌던 건물은 다시 세워지고, 불타오르던 나무는 푸르름을 되찾았으며, 쓰러진 이에게는 생명이 돌아왔고, 어둠이 걷히고 낮과 밤의 경계가 다시금 생겨났습니다.
그 어느 것도 살아있지 않았던 공간은 삶으로 일상으로 가득 채워진 공간이 되었습니다.
마치, 재앙이 도래하기 전으로 시간이 되돌아간 것만 같아요.
마법처럼 또는 환영처럼,
절망은 한 순간에 빛을 바꿔 희망으로 모두의 발 밑을 지탱해주었습니다.
거리를 스치는 수 많은 사람들 그 사이에 호르헤는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자리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림자는 그 발 밑에 드리워지지 않았습니다.
바람조차 당신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곳에 아무도 없다는 것처럼 당신을 그대로 통과하거나 스쳐지나갔고,
당신은 그곳에 스스로가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당신은 어떠한 목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익숙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는 당신의 머릿속을 울리며 퍼집니다.
당신의 기억에 있어야할 목소리인 것처럼.
호르헤:마리..?
마리우:희망을 버려. 그리고 매달려.
살아가고 싶잖아.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에 눈 앞이 하얗게 그리고 까맣게 점멸합니다.
눈 앞에 펼쳐졌던 풍경도 녹아내린 촛농처럼 바닥으로 무너져내립니다.
마리우:나는 너 없는 ──을 ─────
그러니까, 호르헤,
멀어지는 음성처럼,
깜빡이던 생각과 감정이 점차 무뎌집니다.
누군가에게 하는 말인지,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디서부터가 꿈과 같은 환영이었을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도 알 수 없어졌습니다.
마리우:설령,──라 해도. 나는 ── 위해.
눈 앞에 존재했던 일상의 풍경은 그 빛이 바라고 당신은 완연한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마리우:=
(To GM)rolling 1d100<60
()
49
1 Success
마리우:=
(To GM)rolling 1d100<60
()
6
1 Success
마리우:=
(To GM)rolling 1d100<60
()
54
1 Success
마리우:나의 주,
하지만, 그 어둠은 곧 깨어집니다.
어디선가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마리우:나의 신이시어, 이곳에 강림하여 존재했던 재앙과 구원의 증인이 되소서.
그리고 그 목소리가 그 음성이 닿는 어느 곳으로 당신을 불러냈으므로.
불러내고 있었으므로.
마리우:나의 메시아여,
당신이 신이 된 세계에 오소서.
음성만이 닿던 공간은 그 모습을 바꾸어 어둠 속에서 마리우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스라이, 어둠속에 파묻힌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만,
당신은 당신을 부르는 이가 마리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우:나의 악마여, 나의, 호르헤,
당신이 일으킨 기적같은 구원을 없던 일로 만들고 이 세계의 재앙으로 강림하소서.
자신이 디딘 곳이 하늘이며, 바라보는 곳이 땅이라면,
그 음성과 함께 발 밑에 움튼 검붉은 빛 무리는 모두 별이 되겠죠.
오컬트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호르헤는 검붉은 별이 인간의 교만을 상징한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호르헤는 문득 자신의 이름이, 신의 이름이 으레 그렇듯 하늘 위에 올랐음을 알아차립니다.
인간의, 마리우의 신앙으로 신이 된 당신의 몸은
당신을 믿는 이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땅으로 끝없이 곤두박질칩니다.
날개도 없이 감히 하늘에 올라 추락한,
무게감조차 남아있지 않은 그 몸을 안아든 것은 마리우였습니다.
마리우 는 입꼬리를 올려 보인다.
나는 네가 없는 희망을 바라지 않아서.
마리우:나는 네가 없는 희망을 바라지 않아서.
그러니까, 호르헤, 그냥 곁에 있어.
마리우:그러니까, 호르헤, 그냥 곁에 있어.
...
...대답은?
당신을 고쳐 안은, 자신의 신을 안은 마리우의 손끝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호르헤는 알 수 있습니다.
호르헤 는 흐린 사고 속에 마른 목을 제 침으로 축이며 마리우의 표정을 바라본다.
호르헤:그러면..네가 계속 내 곁에 있어줘?
두 팔은 그 존재가 금세 하늘로 돌아갈 것을 염려하는 것처럼 안으로 단단히 닫혔습니다.
마리우 는 환하게 미소짓는다.
마리우:네 구원이 없던 일이 된다면 뭐든지. 뭐든.
재앙을 재림 시켰는데, 뭐든 못해줄까.
당신이 자신의 품에 있음을 확인하려는 것처럼 그 어깨에 제 머리를 기댄 마리우의 목소리가 간원하는 것처럼 울립니다.
그 머리에 드리워졌던 미사보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당신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우:무엇이든 할 수 있어.
무엇이든 될 수도 있지.
마리우 는 마치 만들어낸 듯 공허하게 소리 내어 웃는다.
마리우:── 널 신이자 악마로 만들고, 그것을 온 마음을 다해 믿을 수도 있어.
그것으로 네가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만을 바라는 갈망입니다.
그 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 기도입니다.
호르헤 는 익숙한 그의 음성과 제 몸을 단단히 안은 그의 손길에 어쩐지 안락감을 느끼며 잠시 눈을 감고 미소를 지은채 고개를 그를 향해 기울였다.
호르헤:네가...그랬을 리 없어.
마리우:...그렇게 되더라. 호르헤.
기대감에 굳어졌던 몸의 긴장이 풀린 것처럼 무너진 신형은 호르헤의 발 밑에 고입니다.
기도를 바치듯 무릎만을 세워 당신의 발끝과 마주하며 꿇어앉은 마리우의 눈에 비치는 하늘이,
끔찍할 만큼 밝은 빛으로 감싸였음을 호르헤는 그제서야 알아차립니다.
마리우:널 사랑해서.
이렇게 말하는데도 또 내 손을 놓진 않을거지?
마리우는 별의 추락으로 빛으로 활짝 열린 하늘을 바라보며 담담히 이릅니다.
강한 빛에 어둠이 걷히면, 호르헤는 마리우가 기도를 올리던 성전에 가득 채워진 당신의 얼굴을 한 성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리우:언젠가, 라던가, 마음 속에서 라던가 라는건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해서.
한글자 한글자 씹어서 뱉는 것처럼 마리우는 당신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할 과거에 당신이 마리우를 납득시키기 위해 했던 말을 곱씹는 것처럼.
지능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기준치: | 85/42/17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마리우가 당신을 불러내는 일을 재앙의 재림이라 말했습니다.
별의 추락으로 시작될 재앙은,
막을 수 없게 될 종말은,
당신의 존재가 마리우에 의해 삶이 존재하는 시공간에 불러내졌기 때문임을 당신은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습니다.
마리우:희생의 의미와 가치로부터 눈을 돌려.
어차피 그 누구도 그 숭고함을 기억해내지 못할테니까.
마리우:어차피 그 누구도 그 숭고함을 기억해내지 못할테니까.
마리우는 당신의 목에 팔을 감고 당신의 몸을 강제로 바닥으로 가라앉힙니다.
자연스럽게 몸이 밀착하면 마리우의 심장박동이 당신에게도 전해집니다.
마리우:내가 네가 그렇게 끝맺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호르헤는 환각처럼 마리우의 등 뒤에서 돋아난 거무죽죽한 날개의 환영을 봅니다.
더이상 미사보가 드리워지지 않은 얼굴 위로 악마의 상징과도 같은 비늘이 돋아난 것 같은 환영을 봅니다.
그래요. 당신으로 하여금 옳은 일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는,
당신이 기꺼이 해내려 했던 구원의 시간선을 거스르도록 하려는 그는 성스러운 인간은 되지 못할 악마와도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마리우:이번에는 부디 내 손을 뿌리치고 떠나가지 마.
네가 나에게 오롯이 임하기를.
숨결이 겹치는 거리에서 당신의 악마는, 마리우는 호르헤에게 간청합니다.
악마가 당신을 사랑하여 당신을 유혹하고, 당신의 발을 땅에 묶어두려 한다면,
그렇다면…
마리우:사랑해, 나의 신이여. 너를 사랑하여 이곳에 강림하기를 바란 종이 여기 있으니까.
그러니 사랑만을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어버려.
호르헤 는 다시금 눈을 뜨고 바라보며 익숙하면서도 그렇지 못한 그의 두팔을 꽉 잡는다.
호르헤:...그건 마리 답지 않은걸.
여전히 명령조지만, 달뜬 목소리로 당신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그를 뿌리쳐야만 할지도 모릅니다.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서. 종말을 다시금 없던 일로 만들기 위해서.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이대로 종말을 맞이해도 그 누구도 당신을 원망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어요.
설령, 그것이 당신이 이미 해냈던 구원을 번복하여 일어난 재앙이라 하더라도.
마리우:...알고 있어.
호르헤:나는 네가 세상을 사랑하는 모습조차 좋아했던건데.
마리우:...날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은 없는데.
마리우 는 그의 턱을 잡아 당긴다.
마리우:어떻게 생각해?
호르헤:정말 상관없어..?
호르헤 는 눈썹을 기울이고 슬픈 눈으로 그를 본다.
마리우:...널 땅에, 내 옆에 놓을 수만 있다면.
네가 날 싫어하더라도.
호르헤:그래서는 무슨 의미가 있겠어.
널 좋아하지 않는 나의 삶을 생각해보면 벌써 지루하고 슬프기 짝이 없네.
마리우:...그래서 지금은 싫어?
호르헤:좋아해, 마리..
마리우:문제 없네. 같이 있자. 호르헤.
곁에서.
다시는 혼자서 그런 나쁜 짓 하지 말고.
마리우 는 환하게 웃으며 온몸으로 안아 든다.
마리우:이 세상이 끝날때까지.
호르헤:그랬다가 우리 둘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거야.
마리우:...누구에게?
호르헤:우리 둘을 제외한 모든 것으로부터.
마리우:필요 없어. 허니.
마리우 는 작게 웃는다.
호르헤:너는 정말 마리가 맞아..?
호르헤 는 잔뜩 의구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한손을 올려 그의 뺨을 감싸고 묻는다.
마리우 는 제 뺨을 감싼 손을 비늘이 돋아나고, 검어진 손톱이 난 손으로 덧 대어 잡아선 고개를 기울였다. 눈을 유순히 감아 내려 그 온기를 느끼 듯.
마리우:너의 마리지.
호르헤: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달콤한 말을 내뱉는걸 보면 마리가 맞네.
호르헤 는 그의 대답과 제 손에 고개를 기울여붙이는 모습에 안도와 같은 한숨을 쉬며 목으로 웃는다.
마리우:그래서 함께 해 줄거지?
호르헤:네가 구원 받았으면 좋겠어, 마리.
마리우:그런 선택지는 없어서 말이야.
호르헤:세상을 구했는데, 내게 가장 소중한 너 하나를 구원시키게 하지 못할까...
호르헤 는 조금 담담한 목소리로 손을 내린다.
마리우:...내가 신으로 만들어 줬다고 진짜 신이 된건 아니잖아. 호르헤.
마리우 는 웃는다.
호르헤 는 그의 대답에 쑥스럽게 같이 웃었다.
호르헤:그래도 난 네가 너인채로 살아갔으면 좋겠어, 마리.
호르헤 는 기억을 더듬어보려 눈을 감고 제 두손을 깍지를 끼고 배위에 얹어둔다.
호르헤:내가 좋아하던 기도를 올리는 네 모습이 아직 이렇게 눈에 선한데.
마리는 내가 없을 때부터 조건없는 사랑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었잖아.
내가 없어도 괜찮을거야.
마리우:...나도 그럴거라 생각했지.
그렇지 않았던거고.
이미 이루어져 결론난 가정이란 허무할 뿐이야 호르헤.
호르헤:내가 네 곁에 남지 못 한다하면 너는 나를 싫어하려나.
마리우:...네가
마리우 는 마치 배신이라도 당한 얼굴을 한다.
호르헤 는 담담하려 애써보지만, 금방 변한 그의 표정에 괴로운 얼굴을 한다.
호르헤:...
마리우:그래...
그럴 수도 있지.
마리우 는 어딘가 포기한 얼굴을 하곤 그의 몸을 저에게서 떨어트려 놓는다.
마리우:그 두개를 저울 위에 올려 둘 수도 있겠지.
너는 내가 이토록 애원해도 세계를 구하고 싶은거지.
호르헤?
호르헤 는 그가 저를 내려놓자 곧 멀어지게 느껴지는 그의 온기에 가슴의 통증을 느끼고 제 가슴을 짚는다.
호르헤:...너와 모두를 위한 일인데.
날 원망할거야?
마리우:무척이나.
마리우 는 망설임없이 단정지어 대꾸한다.
호르헤 는 그의 망설임없는 대답에 재 빈손 바닥을 내려본다.
호르헤:....
호르헤 는 고개를 들어 마리우와 시선을 마주한다.
마리우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호르헤:날 기억하는건 이제 너 하나일텐데..네가 날...
네가 날 원망하면 난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어.
마리우 는 그 대답을 듣고서야 표정을 돌연 풀고선, 다가가 그의 얼굴을 잡고 가져다 붙인다.
마리우:그렇지?
호르헤 는 파르릇 떨리는 입술을 꾹 닫은채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인다.
마리우:사랑해. 허니.
빛으로서 완연히 열린 하늘.
떨어지는 별을 보며, 당신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당신은 이 세계의 재앙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존재하기에 재림한 종말은
이번에는 이번 만큼은 피해갈 수 없이 모두의 숨을 거두겠죠.
신의 힘을 빌어 종말을 미뤘던 탓에 생긴 시간의 뒤틀림은 정직하게 하늘에서 내려옵니다.
그림자조차 지지 못할, 끔찍한 빛의 모습으로.
“사랑해. 너도 그렇지?”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요?
죽음마저 두렵지 않도록 당신을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잖아요.
망설이지 않고 당신의 손을 잡은 마리우의 손을 잡으며 당신은 그에게──
*
[엔딩 A: 사랑하는 너와 종말]
-True Ending-
마리우/호르헤: 사망
1d10 롤 굴려주세요.
호르헤:=
rolling 1d10
()
2
2
마리우:=
rolling 1d10
()
2
2
마리우와 호르헤 각각 이성 2 회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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